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리는 본회의에 앞서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한덕수 국무총리와 만나 야당에 대한 수사 자제를 요청하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 얘기 좀 잘 해달라”는 뼈있는 농담을 던졌다.
우 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전 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한 한 총리에게 “야당의 협조를 받으려면 야당을 자극하거나, 공격하거나, 수사하는 일을 자제해야 우리도 협력할 명분이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정 돌보느라 바쁘신데 민주당을 방문해줘서 감사하다”며 “여러 위기가 다가오고 있어 총리의 역할이 막중하다. 민주당도 경제위기와 민생위기를 극복하는 데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했다.
한 총리는 그러면서 “우리도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는 민생 안정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동안 7번 정도 민생대책을 만들고 발표하며 집행하고 있지만 아직도 미흡하다. 앞으로 민생을 공통으로 챙기는 데 많은 협력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비공개 면담에서 우 위원장은 한 총리를 향해 정치 보복성 수사, 탈북 어민 북송 사건 수사 등 이른바 ‘북풍 몰이’를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우 위원장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어떻게 협치가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했다”며 “야당으로서 다수 의석에 책임을 느끼고 민생경제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협력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또 “우 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 파업사태에 대한 우려도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우 위원장은 파업 상황에 대해 공권력 투입 및 강제 진압은 안 된다는 뜻을 전했고, 한 총리는 이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총리는 이밖에 불합리한 규제에 대한 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