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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피스 “러軍 떠난 체르노빌 원전, 방사능 수치 IAEA 조사 보다 3배 높아”

입력 | 2022-07-20 22:02:00

1986년 4월 26일 새벽 1시 23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북쪽으로 104㎞ 떨어진 프리피야트 마을에 위치한 체르노빌 원전 4호기에서 폭발이 발생했다.©AFP= News1


 우크라이나 체르노빌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 결과의 3배가 넘는 방사선량이 확인됐다는 국제 환경단체의 주장이 나왔다.

그린피스는 2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열린 국제 기자회견에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체르노빌 접근 제한구역 방사선 조사 결과에 대해 이 같이 밝혔다.

앞서 IAEA는 지난 4월 체르노빌 원전 일대의 방사능 수치가 정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린피스 발표에 따르면 체르노빌 내 러시아군이 구축한 진지의 토양에서 IAEA가 발표한 것보다 약 3배가량 많은 방사선량이 검출됐다.

그린피스는 또 “해당 지역 토양 샘플에서 최대 ㎏당 4만5000㏃(베크렐), 최소 500㏃의 세슘이 검출됐다”며 “러시아군이 고농도 방사능으로 오염된 토양에서 상대적으로 오염이 적은 지역으로 이동하며 방사성 물질이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그린피스는 “군 진지와 진지에서 남쪽으로 600m 떨어진 지역의 감마선량은 무려 40배나 차이 났음에도 IAEA의 조사 장소는 러시아군 진지에 국한됐다”고 부연했다.

그린피스는 이번 조사 대상 지역을 선정하기 위해 맥킨지 인텔리전스 서비스(Mckenzie Intelligence Service, 지리·기후 정보 전문 기업)을 통해 확보한 위성 영상 정보를 토대로 체르노빌 접근 제한구역에 남겨진 다수의 러시아 군 진지를 확인했다. 그러나 러시아 군이 철수할 당시 대부분 지역에 대량의 지뢰를 매설해 접근할 수 없었다.

얀 반데푸타 그린피스 벨기에 수석 방사선 방호 전문가는 “곳곳에 설치된 대인 지뢰로 인해 조사팀이 조사를 진행한 곳은 극히 제한적”이라며 “러시아군이 군사 활동을 펼친 전체 지역을 조사하면 방사성 물질의 확산으로 인한 피해 정도가 더욱 심각한 것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AEA는 협소한 지역에서 극히 적은 조사 샘플만 조사해 러시아군에 의한 체르노빌 피해가 없다고 전 세계에 공표했다”며 “체르노빌은 결코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체르노빌 원전은 1986년 사상 최악의 원전사고가 발생한 지역으로, 현재까지 사고 원전으로부터 반경 30㎞ 이내 지역은 출입이 통제된다. 앞서 러시아군은 지난 2월24일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체르노빌을 점령했다가 5주만에 철수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지난 4월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고 36주년을 맞아 현장을 찾아 러시아군의 체르노빌 원자력발전소 점령으로 방사능 수치가 비정상 수준으로 높아졌다가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발표한 바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