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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치플레이션에… “우린 도시락 구독”

입력 | 2022-07-21 03:00:00

유통업계 앞다퉈 ‘가성비 서비스’
이마트24, 7월 구독 133% 늘어
유통기한 임박 상품 80% 할인 등
‘짠테크’족 대상 프로모션도 인기




취업준비생 김모 씨(27)는 요즘 점심시간이면 학교 앞 편의점이나 패스트푸드점을 찾는다. 웬만한 식당들이 점심 한 끼에 1만 원을 훌쩍 넘는 데 반해 4000원 안팎으로 끼니를 때울 수 있어서다. 김 씨는 “도시락을 사면 음료수를 끼워주는 프로모션을 하는 곳도 있다”며 “편의점 도시락과 단품 햄버거가 점심 피난처 같은 느낌”이라고 말했다.

고물가 속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을 피해 점심시간에 식당 대신 대체재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유통업계가 다양한 ‘가성비 서비스’를 출시하고 나섰다. 월정액을 내면 할인된 가격에 편의점 도시락을 살 수 있는 구독 서비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편의점 이마트24는 고물가 시대를 맞아 올해 초부터 도시락 구독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도시락 구독 서비스는 월 6000원의 구독료를 내면 30일 동안 도시락 20개를 50%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서비스다. 4900원짜리 도시락을 절반 값인 2450원에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구독료를 내고도 전체 할인폭이 44%에 달한다.

저렴한 한 끼를 찾는 이가 많아지면서 도시락 구독자 수는 계속 늘고 있다. 이마트24에 따르면 구독 서비스 이용 건수는 6월 전월 대비 62% 늘었고 7월(1∼20일) 들어서는 전월 동기 대비 133% 늘었다. 20, 30대가 48%로 가장 많았고 40대도 3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존 편의점 주고객층이 아니던 40대 비중은 3월(19%)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직장인들이 점심에 식당 대신 편의점을 찾으면서 오피스 인근에 위치한 편의점에서는 간편 먹거리 매출이 크게 늘고 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5월 기준 도심 매장 간편 먹거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삼각김밥은 28.0%, 도시락 27.1%, 컵라면 24.6%, 줄김밥 23.7%, 샌드위치는 19.3% 올랐다.

유통기한 임박 상품이나 리퍼(반품 상품을 정비해 재판매하는 것) 상품을 합리적 가격에 구매하는 이른바 ‘짠테크’족 대상 프로모션도 인기다. 롯데홈쇼핑은 매월 유통기한 임박 상품을 100개 이상 선정해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선보이는 ‘알뜰쇼핑’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주문금액이 전년 동월 대비 20% 늘었다. 이마트는 이달 들어 우유 계란 양파 등 주요 40대 상품의 가격을 상시 최저가에 제공하는 가격의 끝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온라인 쇼핑몰 티몬 역시 ‘알뜰쇼핑’ 기획관을 리뉴얼하고 다양한 사유로 정상가에 판매하지 못하는 상품들을 엄선해 소개하고 있다. 990원에 나온 밀키트 등은 계획한 수량이 하루 만에 소진되기도 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