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 판단’ 발표 근거 작성 경위 작성 날짜 위조의혹 등 확인 나서 유족, 대통령기록물 공개 행정소송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대준 씨가 정신적 공황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의 ‘전문가 의견 자문결과’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해양경찰청 관계자 A 씨를 불러 조사했다.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전날(19일) A 씨를 불러 이 씨 심리상태에 대한 전문가 의견 취합 과정과 자문결과 보고서 작성 경위 등을 조사했다. A 씨는 2020년 10월 22일 해경의 3차 중간 수사결과 발표 전후 전문가에게 자문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해경은 “이 씨가 도박 빚으로 인한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발표했다. 발표 전후 전문가 의견 취합과 보고서 작성에는 해경청 수사정보국과 인천해양경찰서 등이 관여했다.
검찰은 해경이 전문가 7명과 통화해 작성한 ‘인터넷 도박 중독에 따른 월북 가능성 자문결과’ 보고서의 작성 날짜를 위조했다는 의혹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2일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 등은 해경을 방문해 해당 보고서 열람을 요청했고 당시 해경은 ‘10월 21일’로 작성일자를 기재한 문서를 보여준 뒤 회수했다. 하 의원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해경을 조사할 때는 ‘작성일자 불상’이었던 문서를 ‘10월 21일’로 기재해 보여준 것은 수사를 피할 목적으로 기록을 변조한 정황”이라며 “최근 감사원에 관련 자료를 제출하고 규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 씨 유족은 2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정한 대통령기록물을 공개하라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대통령기록관이 지난달 22일 이 씨 유족의 정보공개 청구에 불응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취지다.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