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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수영 준비, 뭐하냐 바닥에 누워야지”…가혹행위 해병 집행유예

입력 | 2022-07-21 17:32:00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해병대 복무 당시 후임병들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한 2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7단독(판사 나우상)은 위력행사가혹행위, 특수폭행,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23)에게 21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 씨는 2020~2021년 인천 옹진군에 있는 해병대 모 여단 소속 병장으로 근무하면서 총 16회에 걸쳐 후임 7명에게 폭행 및 가혹행위를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샤워장에서 알몸으로 샤워를 하는 후임병 7명에게 다가가 바닥에 배를 대고 누워 날아가는 듯이 양손과 발을 뻗어 전투기 모양을 만드는 ‘전투수영’ 가혹행위를 했다. 또 샤워 중인 후임병 B 씨에게는 멈춰있게 한 뒤 20초간 찬물과 10초간 뜨거운 물을 번갈아가며 뿌리기도 했다.

또 A 씨는 후임병들이 다른 선임병들에게 욕설하도록 강요했으며 욕설을 하지 못하면 폭행을 가했다. 폭행은 맨손뿐만 아니라 K-2 소총의 총구, 제설 작업을 하고 있는 나무 막대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자행됐다. 이외에도 후임병에게 바닥에 머리를 박게 하거나 허공에서 무릎을 굽혀 앉게 했으며 사다리에 3분 동안 매달리게 하는 등 가혹행위도 일삼았다.

재판부는 “자신의 후임병으로 군 복무를 하던 피해자들을 상대로 이 사건 각 범행의 죄질이 좋지 않은 점, 피해자가 많고 범행 횟수도 적지 않은 점, 일부 피해자들은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는 점 등은 A 씨에게 불리한 정상”이라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A 씨에게 아무런 전과가 없는 점, 피해자 4명은 A 씨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A 씨의 지인들이 선처를 탄원하는 점 등을 종합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