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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경찰, ‘소방차로 물 뿌리며 진입’ 시나리오 짰다

입력 | 2022-07-21 18:47:00

공권력 행사 세부 시나리오 검토 마쳐
화재 막기 위해 물 뿌리며 진입, 에어매트 설치
농성자 모두 수용할 만큼 구급차 동원
경찰력 8개 중대 -> 12개 중대 확대 배치



21일 오후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에서 경찰이 유최안 대우조선해양 하청지회 부지부장 등이 점거 중인 1도크의 동선 등을 점검하고 있다. 2022.7.21/뉴스1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조 파업이 50일째 이어지면서 경찰이 공권력 행사 방식과 안전 확보 방안에 대한 세부 실행지침을 만든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경찰은 이날 옥포조선소 1독(dock·선박건조대) 농성자들을 현행법으로 체포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막판에 철회하는 등 공권력 행사가 초읽기에 들어간 분위기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경남경찰청은 공권력 행사 방식을 △체포영장 발부 후 집행 △현행범 체포 △강제 해산(행정권) 등 3가지로 압축해 세부안을 검토했다.

이날 실행 직전까지 갔던 것은 1독 바닥에 1m³의 구조물을 설치하고 농성 중인 유최안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 등을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하는 방안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업무방해 혐의가 명백한 만큼 현행범 체포 요건을 충분히 갖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체포영장 없이 현행범으로 긴급체포하고,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신청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하청업체 노사 간 협상이 진행 이고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점 등을 감안해 막판에 철회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조선해양에 먹구름이 드리운 모습. 2022.7.21/뉴스1

법원에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집행하는 형식을 취할 경우 경찰 입장에서도 부담을 덜 수 있다. 경찰은 이미 1일 유 부지회장 등에 대해 체포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한 차례 반려됐다. 경찰은 22일 오전 10시를 기한으로 4차 출석 요구서를 보낸 만큼 이 때까지 출석하지 않으면 다시 체포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경찰은 검찰이 체포영장을 법원에 청구하면 이르면 당일(22일)에도 영장이 발부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경찰관직무집행법에 근거한 ‘강제 해산’ 역시 가능한 것으로 법률 검토를 마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공권력 행사를 위한 준비가 거의 다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21일 8개 중대였던 경찰력을 12개 중대로 확대 배치했고, 전국 경찰청과 함께 추가 동원 계획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권력 행사 과정에서 인명피해를 막기 위한 방안도 소방당국과 함께 마련했다. 현재 1독에서 농성 중인 노조원 7명은 시너통을 갖고 있으며 조합원 120여 명이 ‘사수대’로 나서 농성 현장을 둘러싸고 있다. 경찰은 시너에 불이 붙는 것을 막기 위해 소방차가 물을 대량으로 뿌리면서 진입하는 시나리오를 짠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도 소방차, 구급차, 에어 매트 등 구조 장비를 총동원할 방침이다. 특히 구급차는 농성자(130여 명) 전원을 수용할 만큼 동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현장에는 에어 매트도 설치해 추락 사고를 예방하기로 했다.



거제=최창환 기자 oldbay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