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올 목표보다 현역 1만명 미달 공군도 처음으로 모집 정원 못 채워 ‘건강한 17~35세’ 대상 입대 권유 구인난에 고임금 기업으로 몰린 탓
“군에 입대할 수 있도록 제가 도와드리겠습니다!”
미국 육군 소속 제임스 풀리엄 중사(41)는 최근 미 콜로라도주 파운틴의 한 쇼핑몰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오던 젊은 여성에게 다가가 입대를 권했다. 여성이 “제가 당뇨 환자여서…”라며 얼버무렸지만 풀리엄 중사는 포기하지 않았다. “친구 중에 입대할 수 있는 분 연락처 주시면 안 될까요. 그럼 보내드릴게요.”
최근 미군 입대 지원자가 크게 줄면서 현역 군인들이 직접 대형마트나 식당가를 다니며 신병 유치에 나섰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 보도했다. 건강해 보이는 17∼35세의 이용객이나 아르바이트생들이 주요 공략 대상이다.
공군과 해군, 해병대 역시 모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정원 미달 사례가 없었던 공군은 올해 처음으로 통상적인 여름철 모집 인원 대비 약 4000명이 줄었다. 해군과 해병대는 올해 목표치를 가까스로 맞추거나 약간 못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군 복무를 고려해본 젊은층 비율 역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 13%에서 최근 9%로 떨어졌다. NYT는 “신병 감소세가 베트남전쟁 때보다 더 심각할 수 있다”고 전했다.
입대 지원자 감소에는 경제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구인난에 최근 인플레이션까지 겹치면서 군대보다 임금이 높은 기업 취직을 택하는 청년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미군은 올 1월 입대 보너스를 최대 5만 달러(약 6600만 원)까지 올리는 등 유인책을 내놨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