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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 “文정부, 나랏빚-알박기 인사 떠넘겨”… 野 “실정 남탓”

입력 | 2022-07-22 03:00:00

교섭단체대표 연설서 文정부 비판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398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마치고 동료 의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여소야대 국면의 첫 국회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 때 도입된 주 52시간 근무제를 산업별로 차등 적용하자고 제안했다. 또 부동산 과세와 탈원전 정책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을 언급하며 “‘오늘만 산다’ 식의 근시안적 정책, 국민을 갈라치는 분열적 정책이 바로 민생 고통의 주범”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탓만 하는 후안무치한 연설”이라고 반박했다.
○ “주 52시간제 무차별 적용 안 돼”
권 원내대표는 21일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며 노동개혁이 필요한 대표 사례로 주 52시간 근로제를 꼽았다. 그는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같은 신산업 업종은 단시간에 집중적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데 이런 업종까지 주 52시간제를 무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국가가 국민의 일할 자유, 경제적 자유를 제약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주 52시간제를 산업별로 차등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권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문재인’을 16번, ‘민주당’을 12번 언급하며 강도 높게 전 정부를 비판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 5년 내내 정치가 경제의 발목을 잡았다”며 “(문재인 정부는) 국익과 국민보다 눈앞의 정치적 이익을 우선시했다”고 성토했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 여파로 경제 체질이 취약해져 현재의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 등 이른바 ‘3고(高) 현상’에 따른 고통이 더 커졌다는 주장이다.

전날(20일)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섰던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법인세 인하 반대 의사를 밝혔지만 권 원내대표는 “법인세 인하는 국제적 추세”라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권 원내대표는 “법인세 과표구간을 단순화하고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인하하겠다”고 했다. 또한 상속세 체제를 물려주는 유산 전체에 과세하는 ‘유산과세형’에서 상속인이 물려받는 금액에 과세하는 ‘유산취득과세형’으로 전환하겠다고도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서는 “5년 내내 수요 억제, 공급 무시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웠던 민간 주도 1기 신도시 특별법 등을 통한 250만 호 이상 주택 공급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확대 및 조기 착공을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또 “문재인 정부는 나랏빚과 독촉뿐만 아니라 알박기 인사까지 떠넘겼다”며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인사들의 거취 정리도 거듭 요구했다. 이어 “고위직 공무원은 명예직이지 ‘고액 알바’가 아니다”라며 “깨끗하게 사퇴해서 마지막 자존심이라도 지키길 바란다”고도 했다.
○ 野 “실정 외면한 뻔뻔한 연설”
권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교육감 선출 방식을 바꾸자고 제안했다. 그는 “현재의 교육감 직선제는 ‘교실의 정치화’, ‘교육의 정쟁화’라는 많은 국민들의 지적이 있었다”며 “교육감 직선제를 시도지사와 ‘러닝메이트’로 선출하는 방식과 임명제까지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선거제도 개편을 주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권 원내대표의 이런 주장까지 더해지면서 국회에서 선거법 개정안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가능성도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집권 여당 원내대표의 첫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대해 민주당은 “시종일관 문재인 정부 때리기로 국정 난맥을 감추는 데만 골몰한 연설”이라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설에서 ‘문재인’과 ‘민주당’이라는 단어를 합치니 28번가량 되는 것 같다”며 “전 정부와 민주당 탓만 할 게 아니라 집권 여당으로서 정부로서 성과를 보여달라”고 했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도 “연설 처음부터 끝까지 전 정부 탓만 이어갔다”며 “민생 경제 위기 상황에서 자신들의 실정과 책임은 철저히 외면한 뻔뻔한 연설”이라고 꼬집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