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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내달 대만 방문을 앞두고 중국 측이 반발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국이 대만 문제를 둘러싸고 중국과 등질 여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22일 중국 정부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에 대해 외교적·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경고했다면서 바이든 행정부는 이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1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펠로시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단호히 반대한다는 엄숙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면서 “미국은 대만 문제에 대한 약속을 엄격히 준수해야 한다. 펠로시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하는 것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미중 3개 공동성명을 심각하게 위반하고 중국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 계획 여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국방부는 지금 당장 좋은 생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지금 그 상태가 어떤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바이든 대통령이 열흘 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를 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에서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이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펠로시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듣지 않아 정확히 모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국 외교부 싱크탱크인 중국국제문제연구소(CIIS) 선임연구원인 양시유는 “미국 의원들은 개인의 정치적 이득을 위해서든 또는 중간 선거에서 민주당을 살리기 위해서든, 대만과 ‘공식 관계’ 회복이라는 문제를 무분별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뤼샹 중국사회과학원 미국연구소 연구원 역시 “바이든 대통령이 ‘미 국방부의 의견을 언급한 것은, 이미 그가 국방부와 관련 문제를 논의한 것을 의미한다. 미국은 이미 중국으로부터 외교·군사적 조치 가능성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받았다”면서 “미국은 중국과 대치할 할 여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9일 소식통을 인용해 펠로시 의장이 내달 일본과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를 순방하는 길에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당초 펠로시 의장은 지난 4월 대만을 방문할 계획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일정을 연기했다.
미국 내 권력 서열 3위인 현직 하원의장이 대만을 찾을 경우 1997년 공화당 소속 뉴트 깅그리치 전 하원의장 이후 25년 만의 방문이 된다.
(서울·워싱턴=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