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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 이도류…최강 전력 꾸리는 미일 WBC 대표팀

입력 | 2022-07-22 12:29:00

마이크 트라웃(왼쪽)과 오타니 쇼헤이. AP/뉴시스


LA 에인절스는 5월 17일만 해도 24승 14패(승률 0.632)를 기록하고 있었다. 휴스턴과 함께 메이저리그(MLB)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공동 선두였다. 그러나 이후 구단 역사상 최다인 14연패에 빠지면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전반기 최종 성적표는 39승 53패(승률 0.424)로 지구 4위였다.

이렇게 ‘메인 프로젝트’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는 게 도움이 될 때까 있다. 에인절스 간판 선수인 마이크 트라웃(31·미국)과 오타니 쇼헤이(28·일본)가 찾은 사이드 프로젝트 과제는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었다.

트라웃은 18일 올스타 미디어데이에서 ‘캡틴 아메리카’가 되겠다고 밝혔다. 내년 WBC에 주장으로 참가하겠다는 것이었다. 트라웃은 이 발언으로 미디어데이 관심을 독차지했다. MLB 선수 가운데 WBC 참가를 선언한 건 트라웃이 처음이었다.

트라웃이 제일 먼저 WBC 참가 의사를 밝힌 데는 토니 리긴스 미국 대표팀 단장과의 인연이 작용했다. 리긴스 단장은 2007~2011년 에인절스 단장을 지내기도 했다. 리긴스 단장이 미국 대표팀 살림살이를 맡게 된 뒤 가장 먼저 연락한 인물이 바로 트라웃이었다.

트라웃은 “연락을 받고 너무 좋았다. 국가대표로 뛸 수 있는 첫 기회는 놓쳤는데 이번에는 놓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트라웃은 2017년에도 WBC 대표팀에 선발된 적이 있었지만 개인적인 이유로 불참하며 “4년 뒤 또 열리니 다음 대회에는 꼭 합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WBC가 6년 만에 다시 열리게 됐다. 예정보다 2년을 더 기다린 트라웃은 주장을 자청하면서 대표팀 ‘구인 활동’에 앞장 서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인 미국이 이번에도 우승에 성공하면 일본과 나란히 WBC 최다 우승(2회) 타이틀을 갖게 된다.

트라웃의 WBC 열의는 일본에도 희소식이다. MLB 구단 가운데는 부상 위험 때문에 소속 선수들의 WBC 출전을 반기지 않는 팀도 있다. 그런데 에인절스에서 트라웃의 대회 참가를 허락하면서 오타니의 일본 대표팀 합류도 부담스럽지 않은 상황이 됐다.

오타니 역시 WBC 국가대표는 처음이다. 2016 일본 프로야구 퍼시픽리그(PL)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오타니는 2017년 WBC 때 대표팀에 합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해 일본 시리즈에서 당한 발목 부상 악화로 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당시 대회 준결승에서 일본은 미국에 1-2로 졌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규리야마 히데키 전 니혼햄 감독에게 새로 지휘봉을 맡겼다. 규리야마 감독은 니혼햄 시절 오타니의 투타겸엽을 지원했던 인물이다. 일본 교도통신은 “규리야마 감독 선임 배경에는 오타니의 WBC 출전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2년 연속 올스타급 투타 활약을 펼치는 오타니를 비롯해 다루빗슈 유(36·샌디에이고) 등 메이저리거와 자국 리그에서 에이스급 활약을 하는 야마모토 요시노부(34·오릭스), 센가 코다이(29·소프트뱅크) 등을 앞세워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미국과 일본이 올스타급 대표팀을 꾸리기로 하면서 21일 한국 대표팀 사령탑으로 발표된 이강철 KT 감독도 고민에 빠지게 됐다. 한국은 이번 대회 때 1라운드 B조에서 일본과 맞대결을 치른다. 그리고 승리를 이어갈 때는 경우에 따라 준결승 또는 결승에서 미국과 승부를 벌인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