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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창 “수면제 없이 못자” 대장동 증언 거부…재판부 “제재 검토”

입력 | 2022-07-22 12:51:00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사업 초기 동업자 정재창씨가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정씨는 진정성립을 포함한 모든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밝혔고, 재판부는 제재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의 43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은 대장동 사업 초기 동업자인 정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씨는 지난번 출석 요구에는 불응했다가 이날 출석해 증언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

정씨는 대장동 사업 초기에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와 동업해 사업을 추진하다가 지분을 김만배씨에게 넘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이 지분을 바탕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정씨는 “제가 아직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건이 검찰에서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이관된 것으로 통지 받았고, 여러번 압수수색을 당했다”며 “출국금지 상태이고 수면제 없이 잠을 못 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형사소송법 제148조에 따라 일체의 증언을 거부하겠다”고 말했다. 형사소송법 제148조는 자신이 형사소추나 공소제기를 당할 우려가 있으면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검찰은 증언거부권이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정씨가 자술서를 제출한 이후 정씨를 조사한 것은 맞지만 모두 참고인 신분이었고, 압수수색 역시 참고인 신분으로 회사를 대상으로 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씨가) 어떤 혐의로 수사를 받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사건의 배경이나 경위 등은 정씨가 증언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싶다”며 “질문 자체에 대해서는 들어보고 증언 거부 시 개별적으로 밝히면 어떨까 싶다”고 했다.

이어진 증인신문에서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돈을 준 사실이 있는지’, ‘얼마나 줬는지’, ‘어떤 방법으로 줬는지’ 등을 물었으나 정씨는 계속해서 증언을 거부했다.

검찰은 정씨, 정 회계사, 남 변호사 등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2013년 4월16일 헌금 다발과 함께 있는 모습이 촬영된 동영상을 재생한 후 등장하는 사람이 정씨가 맞는지를 물었지만, 정씨는 이 질문에도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 후에도 정 회계사가 정씨와의 대화를 녹음한 파일들도 재생됐지만, 정씨는 자신의 목소리가 맞느냐는 질문에 거듭 “증언을 거부하겠다”고만 말했다.

이후 정씨는 서류에 대한 진정성립도 거부했다. 개별적인 사항에만 대답할 수는 없다는 취지다. 검찰은 정씨가 유 전 본부장에 대한 뇌물 공여 등의 역할을 한 대가로 사업 후에 약 130억원을 받기로 약정한 것이 아닌지도 의심했다.

검찰은 서류에 대한 신문에도 정씨가 응하지 않자 재판부에 “어떤 수사에 관련된 것인지 알 수 없다. 내용이 아닌 서류 작성에 관한 신문도 거부했다. 적절한 제재를 고려해달라”고 했고, 재판부는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에는 변호인들의 반대신문(정씨를 증인으로 신청한 쪽에서는 주신문을 포함)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씨 등은 유 전 본부장과 공모해 성남도개공 지분에 따른 최소 651억원 상당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상당한 시행이익을 화천대유가 부당하게 취득하게 해 공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