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인해 6월 생산자물가가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생산자물가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줘 국내 물가 상승 압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6월 생산자물가지수는 120.04(2015년 100)로 1년 전보다 9.9% 급등했다. 생산자물가는 19개월 연속 오름세다. 전월인 5월과 비교하면 0.5% 올랐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4월 1.6%, 5월 0.7% 등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특히 농림수산품 물가는 농산물(1.2%)과 수산물(3.0%)이 올라 5월 대비 0.7% 상승했다. 농산물 중에서는 양파값이 5월보다 84% 상승해 가장 크게 올랐고 수산물에서는 우럭이 19.7%, 갈치가 11.8% 올랐다. 반면 축산물 가격은 1.1% 내렸는데 돼지고기 가격이 5월보다 5.3% 하락한 이유가 컸다.
손진식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올 3~4월까지는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모두 오르면서 생산자물가도 상승했는데, 6월에는 금속 등 일부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전월 대비) 생산자물가 상승폭이 줄었다”며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봉쇄 등으로 LCD 등의 수요가 줄어든 것도 생산자물가 상승률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손 팀장은 또 “이론적으로 생산자물가가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다”며 “생산자물가 상승세 둔화가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소비자물가에는 생산자물가 외 여러 변수가 있기 때문에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