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위백서 18년째 ‘독도 도발’ 박진 ‘징용 해결’ 언급 이틀뒤 공개 정부, 日공사-무관 초치 강력항의
사진 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일본 정부가 22일 발간한 방위백서에서 독도가 자신들의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반복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이 18∼20일 일본을 방문해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위한 일본 기업의 한국 내 자산 현금화를 막겠다고 손을 내민 지 이틀 만이다. 일본이 방위백서에서 독도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건 2005년 이후 18년째이지만 한국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의 물꼬를 트려는 시점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방위백서에서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의 위협을 근거로 방위력 강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반격 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을 포함한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겠다”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의 발언도 소개했다. 한반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실상 선제 타격 능력을 뜻하는 적 기지 공격 능력을 일본이 방위백서에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정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판 방위백서를 이날 각의(국무회의)에서 채택했다. 일본 방위성은 백서의 ‘우리나라(일본) 주변의 안전보장 환경’ 항목에서 “우리나라(일본) 고유 영토인 북방영토(쿠릴열도 4개 섬의 일본식 표현)와 다케시마(일본이 독도를 가리키는 명칭) 문제가 여전히 미해결인 채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방위성은 같은 항목에 첨부한 일본 및 주변 지역 지도의 독도 위치에 “다케시마 영토 문제”라고 표시했다.
日 방위백서 ‘반격능력’ 첫 명시… 선제타격 사실상 공식화
日 ‘독도 영유권’ 또 억지
일본 2022년판 방위백서. 일본 방위성 홈페이지 캡처
외교부는 대변인 논평에서 “일본 정부는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 미래지향적 한일 관계 구축에 어떠한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자각해야 할 것”이라며 향후 독도에 대한 도발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18∼20일 일본을 방문한 뒤 “한일관계 변화의 신호탄”이라고 자평했었다.
또 지난해 4월과 올해 3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린 한미일 합동참모의장 회의를 소개하며 “지역 평화 안정을 위협하는 과제 대응, 안보협력 확대 등을 통해 한미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지난해 7월 호주에서 있었던 한국 미국 호주 캐나다 일본 5개국 해군 공동훈련을 언급하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회를 활용해 한미일 3개국 안보협력 강화를 하겠다”고도 기술했다.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은 당초 박 장관의 방일 시점에 방위백서를 발표하려다가 이를 미루고 한국 측에 발표 시점을 미리 알린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방위백서에 사실상 선제 타격 능력을 뜻하는 ‘반격 능력’을 처음 명시하면서 북한, 중국, 러시아 등 주변국 위협을 근거로 자국 방위력 증강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특히 대만과 관련해 “중국은 대만에 대해 무력 행사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계속 보이고 있다”며 “대만 침공이라는 군사적 선택지를 발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