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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없는 적극외교’ 尹주문 받은 박진… ‘8월 대중외교’ 속도

입력 | 2022-07-23 10:07:00

박진 외교부 장관. /뉴스1 © News1


윤석열 대통령이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중국이 오해하지 않도록 하는 적극 외교’를 주문한 가운데 우리 정부의 8월 대(對)중국 외교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박 장관은 지난 2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 대통령에게 외교부 업무보고를 한 뒤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본인에게 한 ‘특별 주문’을 설명했다.

박 장관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우리나라가 가입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와 최근 미국 정부가 추진 중인 우리나라·미국·대만·일본과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 구상인 ‘칩4 동맹’(Fab4)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특정국 배제가 아닌 국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니 중국이 오해하지 않도록 설명하고 그런 부분이 있으면 풀어가도록 적극적인 외교를 하라”라고 박 장관한테 주문했다. 이는 한미 동맹의 결속을 챙기면서도 중국을 향한 ‘현실적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같은 ‘주문’과 맞물려 박 장관의 대중 행보가 예고돼 있다. 박 장관은 내달 중국을 방문해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대면 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는 일단 지난 7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한중 외교장관회담 당시 Δ가까운 시일 내 박 장관 방중과 Δ하반기 내 왕 위원 방한을 추진한다는 데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박 장관의 방중과 관련된 구체 시기·장소에 대해 한중 외교 당국이 협의 중이다. 다만 일부에선 내달 24일이 ‘한중 수교 30주년’인 만큼 기념일의 상징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그 시기를 즈음해 박 장관의 방중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는다.

박 장관이 한중 수교 기념일에 맞춰 중국을 방문할 경우, 중국에 ‘칩4 동맹’에 대한 우리 측 입장을 설명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이 8월 말이라는 시한을 설정하고 우리나라에 가입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요구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박 장관으로선 윤 대통령의 주문인 ‘오해를 풀기 위한 외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관련 절차는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칩4 동맹’ 추진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9일 브리핑에서 “관련 당사자들이 자신의 장기적 이익과 공정한 시장 원칙에 따라 국제 반도체 공급망의 안정을 수호하는 일을 많이 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하는 환구시보는 지난 20일 “한국은 용기를 갖고 미국의 협박 행위에 노(NO)라고 대답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를 대놓고 압박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30일부터 내달 6일까지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아세안관련외교장관회의(ARF)를 계기로 중국의 ‘압박’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다는 분석을 제기한다.

왕이 위원은 아직 참석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미중패권 경쟁 심화 속 중국과 ‘협력의 범위’를 넓히고 있는 러시아가 참여하고, 최근 중국의 대(對)아세안 외교 중시 기조를 참고할 때 왕 위원의 참석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자회의를 계기로 한 양자회담이 열리거나 또는 박 장관과 왕 위원의 ‘조우’ 과정에서 ‘칩4 동맹’에 대한 중국 측의 메시지가 전달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우리가 ‘오해를 풀자’는 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 중국은 자신들이 주장하는 건 오해가 아닌 ‘실질적 우려’라고 강조할 것”이라며 “때문에 ‘오해 해소’가 아닌 ‘설득’을 해야 한다. 우리의 대중관계 설정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재차 강조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