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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장회의’ 주도 류삼영 서장 대기발령 조치

입력 | 2022-07-23 23:16:00

23일 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마친 류삼영 울산중부경찰서장(총경)이 회의 내용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2.7.23/뉴스1 © News1


경찰청이 23일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 관련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전국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21일 이메일을 보내 회의 개최를 만류했음에도 회의를 강행하고 이에 징계조치를 내리는 등 경찰 내부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는 모습이다.

23일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에서는 류 서장 주도로 경찰국 신설 및 경찰지휘규칙 등 입법예고안에 대한 전국 경찰서장 회의가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약 4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는 전국에서 약 190여명의 총경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방식으로 참여했다. 참석자를 포함해 357명의 총경이 무궁화꽃을 보내 참여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앞서 윤 후보자는 21일 총경급 간부들에게 ‘전국 시도경찰청장과 총경 이상 관리자 여러분께 당부 말씀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내 회의 개최를 만류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22일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럼에도 23일 회의는 열렸고 경찰청은 이날 회의 중 “모임 자제를 촉구하고 해산을 지시했음에도 회의가 강행됐”“며 ”복무규정 위반 등을 검토해 참석자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해나가겠다“고 공지했다.

주최 측은 종료 후 ”치안유지에 공백이 없도록 현장참석과 영상참석을 병행했다“고 설명했다. 류 서장도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휴일에 허락을 맡고 법적 절차를 지켜 참석했다“며 ”경찰국 신설을 찬성한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7시 반경 대기발령 소식을 전해들었다는 류 서장은 동아일보 기자와의 통화에서 ”인사권이 정치권력에 예속되면 어떻게 되는지를 경찰국 신설 전부터 보여주는 사례다. 21일까지만 해도 경찰청 고위관계자에게 ‘회의를 마치고 (윤 후보자에게) 내용을 잘 보고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갑자기 말이 달라진 것이 후보자의 뜻이겠는가“라며 ”경찰을 우습게 알고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류 서장은 이어 ”이거(대기발령) 한 번 했다고 (총경급 단체행동을) 멈출 것이었다면 겁이나서 시작조차 안했을 것“이라고 했다. 경찰청은 이날 회의 현장에 참석한 총경들이 국가공무원법상 ‘직무상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이들에 대한 감찰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채연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