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장상 KPGA 고문이 최근 코리안투어 ‘한장상 인비테이셔널’ 프로암대회에서 견고한 우드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선수 시절 통산 22승을 거둔 한 고문은 1972년 일본오픈을 우승했고, 1973년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대회인 ‘명인열전’ 마스터스에 출전했다. 그가 떠올린 최고의 장면은 KPGA선수권에 50회 연속 나선 것이다. 18세 때 데뷔해 67세까지 개근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열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위업이다. “아시아와 일본을 돌며 13주 연속 대회에 나갔어요. 하루 113홀을 걸어서 플레이하기도 했죠.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 20분까지 맨땅에서 3620개의 연습볼을 친 적도 있어요.” 특유의 까랑까랑한 목소리로 정확한 숫자까지 기억하고 있을 만큼 자부심이 커 보였다.
한국 여자 골프 국가대표 유망주 김민별이 왼손 스윙을 하고 있다. 오른손잡이 골퍼가 이런 스윙을 반복하면 부상을 예방하고 스윙 궤도를 잡을 수 있다. 한연희 전 골프대표팀 감독 제공
현역 시절 새벽마다 2시간 동안 서울 대모산 등정을 하며 하체 근력을 키운 한 고문은 요즘은 매일 오전 경기 하남시 미사리를 찾아 4km를 걷는다. “흙길이라 편하고 좌우에 나무가 있어 최고 코스예요. 더워지기 전 1시간 40분 정도 걸으면 아주 개운해요.” 한 달에 한두 번 골프 라운드를 나가면 80대에도 양팔의 로테이션이 뛰어난, 견고한 스윙을 선보인다. 한 고문은 50번째 KPGA선수권에서 목 디스크가 심해져 9홀을 치고 기권했다. 완주를 못한 아쉬움과 함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무엇보다 그는 조화와 균형을 강조했다. “왼팔과 오른팔을 모두 적극적으로 사용하는 스윙으로 장수한 것 같아요. 뭐든 밸런스를 잘 잡아야 합니다. 과욕은 버리면서요.”
화물기 짐은 무게가 좌우에 잘 분산되도록 배치한다. 한쪽으로 쏠리면 항공유를 더 소비하고 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다. 몸도 마음도 마찬가지다.
김종석 채널A 성장동력센터 부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