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작은도서관만드는사람들 공동 캠페인 충북 제천 캠핑장 간 ‘책 읽는 버스’ 독서-환경퀴즈 등 풀고 환호… 깊은 밤 달랠 책 빌리며 설레 책 1000여권에 긴 의자도 갖춰… 버스 안에서 편하게 독서 가능 “캠핑장 독서 프로그램 신선”
‘책 읽는 버스’ 안에서 동화책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아이와 부모. 책 읽는 버스 이용자들은 버스 안에 가득 꽂힌 1000여 권의 책 중 어떤 책도 빌려갈 수 있다. 제천=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푸릇푸릇한 산 중턱에 자리한 충북 제천시 스테리움 제천 캠핑장.
한참 동안 비가 내리다 그친 23일 오후, 캠핑장 입구에 자리 잡은 노란색 이동식 도서관 ‘책 읽는 버스’에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긴 장마로 야외활동을 즐기지 못했던 이들은 자연 속 캠핑장에서 만난 책 앞에서 쨍하니 해맑아졌다. 어른, 아이 가릴 것 없이 독서 퀴즈를 풀고선 환호했고 깊은 밤을 달래줄 책을 한 권씩 빌려가며 설레는 표정을 지었다.》
충북 제천시 스테리움 제천 캠핑장의 ‘책 읽는 버스’ 앞에서 23일 캠핑장 이용객들이 독서 퀴즈에 참여하고 있다. 제천=안철민 기자 acm08@donga.com
온 가족이 함께 ‘책 읽는 버스’를 찾기도 했다. 손권휘 씨(40)는 아내와 함께 28개월 된 아기를 안고 왔다. 부부는 칫솔을 플라스틱으로 배출해야 하는지, 된장은 음식물 쓰레기인지 등을 묻는 환경 ○× 퀴즈를 고심하며 풀었다. 그리고 ‘책 읽는 버스’ 안으로 들어가 아기를 위한 동화책을 빌려갔다. ‘책 읽는 버스’에는 책 1000여 권이 비치돼 있고, 긴 의자에 에어컨도 있어 시원하고 편안하게 독서를 할 수 있다. 손 씨는 “잠들기 전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 주기 위해 평소 캠핑을 할 때 책을 들고 다닌다”며 “‘책 읽는 버스’에 아이를 위한 책이 많아 고심하며 한 권을 골랐다”고 했다.
김지후 군(15)은 엄마와 함께 ‘책 읽는 버스’에 한달음에 달려왔다. 평소 책 읽는 것을 좋아한다는 김 군은 “뭘 할까 고민했는데 오늘 빌리고 내일 반납할 수 있다는 말에 ‘책 읽는 버스’를 찾았다”며 “캠핑장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 신선하다”고 했다. 아이들이 캠핑장에서 책을 읽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어 부모들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고봉성 스테리움 제천 팀장은 “평소 도시에서 바쁘게 살다 보면 가족이 모여 함께 책 읽는 시간이 거의 없지 않느냐”며 “비가 쏟아지면 캠핑장에서 할 일이 없을 수 있는데 책 읽는 프로그램을 통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천=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