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25일 윤석열 정부가 행정안전부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경찰의 집단행동에 강경 대응하는 것을 맹비난하며 경찰 엄호에 나섰다.
특히 정부가 경찰서장회의를 ‘부적절한 행위’로 규정하며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울산 중부경찰서장을 대기발령하는 등 징계성 인사조치를 내린 것에 과거 문재인 정권 시절 검찰 집단행동을 들어 ‘내로남불’ 프레임을 제기하기도 했다.
우상호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회의 한 번 했다고 바로 현장 치안을 책임지는 서장을 해임하는 일이 과연 가능한 것이냐”며 “더구나 아직 임명받지 않은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가 이런 일을 해도 되는 건지, 그런 권한이 있는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문재인 정권) 당시 검사들의 집단 행동을 한없이 옹호했던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이번엔 전국 경찰서장들이 주말을 이용해 가진 회의를 놓고 온갖 겁박과 탄압으로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검찰 출신이 대통령인 정부에서 높은 직급인 검사들의 집단 행동은 너그럽게 용인되고, 경찰 총경들은 낮은 직급이라 엄격히 통제한다는 이중 잣대와 특권의식도 국민들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거들었다.
한정애 비대위원 역시 “검찰은 되고 경찰은 안되는 전국회의냐”며 “전국 검사장 회의, 부장검사 회의, 평검사회의 다 되는데 왜 전국 총경 회의는 안되는 거냐. 근거가 뭐냐”고 가세했다.
김대기 비서실장이 경찰국 신설이 대통령 지시가 아니라고 한 데 대해선 “대통령 지시나 재가도 없이 대통령령을 만들고 이를 통해서 경찰국을 신설하겠다는 것인가. 도대체 이 나라는 어디로 가는가”라며 “사실이라면 오롯이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전횡”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은 원내 태스크포스(TF)인 ‘당 경찰장악 저지 대책단’을 당 차원 기구로 격상해 법률적 대응을 비롯해 국회 활동을 통해 총력전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당대표 후보인 박용진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검찰은 모여서 회의도 하고 성명서도 발표하고 집단행동을 해도 아무렇지 않았다는데 경찰은 모여서 회의만 해도 대기발령이라고 하면, 이거 뻔한 거 아니냐”며 “무조건 경찰의 정권의 사수를 위해서 뛰라며 뛰고 잡아오라면 잡아오는 ‘충견’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이수진(서울 동작을)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윤 대통령이 존경한다던 노무현 대통령은 과거‘기수파괴 인사방침’에 반발하는 검사들과 직접 토론을 했다”고 상기시킨 뒤 “윤석열 대통령도 ‘인사권’으로 경찰들을 겁박할 것이 아니라, 경찰들과 직접 대화와 토론하는 자리 만들기를 권고한다”고 했다.
최고위원 후보인 송갑석 의원 역시 페이스북에서 “내로남불의 극치다. 그동안 검찰은 어땠는가. ‘검란’이란 말이 익숙할 만큼 검찰의 집단행동은 거침이 없었고, 어떤 제지도 받지 않았다”면서 “평검사·검사장 회의는 성공한 항거로, 전국 경찰서장 회의는 집단 항명으로 치부하는 윤석열 정권의 이중 잣대는 분명한 문제”라고 비난했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찰은 적절했고, 정부가 부적절한 것이다. 검찰은 되고 경찰은 안 되냐”며 “검찰이 하면 로맨스고 경찰이 하면 불륜이냐. 내로남불이 지난 대통령 선거 때 민주당 패배의 한 원인 아니었느냐. 이제 검로경불이다. 검찰이 하면 로맨스고 경찰이 하면 불륜이냐”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