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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경찰 공무원·노조 “경찰국 설치 반대…헌법 위반”

입력 | 2022-07-25 12:40:00


국가공무원노동조합경찰청지부와 경찰주무관노동조합이 25일 오전 충북 오송역 앞에서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다. 국공노 제공

경찰 공무원과 노조가 전국 거리로 나와 행정안전부의 경찰국 신설의 부당함을 알렸다. 서울역과 오송역에서 홍보전과 서명운동, 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전개했다.

민관기 청주흥덕경찰서 경찰직장협의회장과 직협 회원들은 25일 서울역 광장 에스컬레이터 앞에 테이블과 현수막을 걸고 홍보활동을 시작했다. 민 회장은 서울역으로 향하는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며 “관심을 가져달라”고 외쳤다.

전단지에는 ‘시대를 역행하는, 행안부의 경찰국 설치를 반대한다’, ‘행안부에 경찰통제조직을 두는 것은 명백히 법체계 위반으로 헌법 위반이다’, ‘경찰에 대한 직접 통제는 시민의 인권 침해’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경찰직협은 서울역에서 이날부터 29일까지 하루 8시간 대국민 홍보전을 하며 경찰국 신설의 부당성을 시민에게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경찰직협은 이날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도 함께 진행했다. 첫 주자로 나선 김연식 경남경찰청 경위(제2대 직장협의회 회장)와 청주청원경찰서 소속 강학선 경사는 이날 11시부터 정문 앞 양쪽에 각각 서서 ‘시대를 역행하는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 반대한다’는 포스터를 들고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 관계자들이 25일 서울역 광장에서 경찰국 신설 반대 대국민 홍보전을 펼치고 있다. 2022.7.25/뉴스1

김 경위는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쿠데타 발언’에 대해 “무슨 하위직 경찰관들과 총경이 회의 한 번 한 걸 갖고 쿠데타라고 하냐”며 “경찰관 26년째 오로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경찰 생활을 하고 있다”고 울먹였다.

같은 시각 국가공무원노동조합경찰청지부와 경찰주무관노동조합은 충북 오송역 앞에서 시민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면서 홍보 활동을 시작했다.

전단지에는 ‘우리는 4.19혁명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남영동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법률 준수해야 합니다’, ‘경찰은 정부의 꼭두각시가 아닙니다’ 등의 내용이 적혀있었다.

신쌍수 국공노 경찰지부 위원장은 “행안부 장관이 경찰 고위직 인사를 장악하고 스스로 수사지휘를 하겠다는 것은 경찰조직을 정부의 꼭두각시로 전락시키는 것”이라며 “행안부 내 경찰국 신설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이번 홍보전을 진행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지한 경주노 위원장도 “5.18 민주화운동에서 희생된 시민들과 열사들을 잊지 않아야 한다. 이러한 국민 탄압이 있고 나서야 경찰은 정부에게서 독립할 수 있었다”며 “다시 경찰이 정부의 하수인으로 돌아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외쳤다.

두 노조는 이날 오송역을 시작으로 29일까지 대전역, 서울역, 용산역, 광주송정역, 부산역, 동대구역에서 순차적으로 하루 8시간씩 대국민 홍보전을 하며 경찰국 신설의 부당성을 시민에게 알릴 계획이다.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경찰 내부 반발이 확산하고 있는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인근에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근조화환이 설치되고 있다. 2022.7.25/뉴스1

앞서 이날 이 장관은 지난 23일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총경 회의)와 관련해 “하나회가 12·12 쿠데타를 일으킨 것이 바로 이러한 시작에서 비롯됐다”며 “무장할 수 있는 조직이 상부의 지시에 위반해서 임의로 모여서 정부의 시책을 반대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말했다.

김 경위는 “경찰국 신설 반대하는 것은 권력이 하나로 집중되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그래서 우리가 이토록 반대하고 제고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쿠데타 경찰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오전 경찰청 앞에는 전국에서 온 근조화환이 속속 도착했다. 전국 경찰관들은 이날 1인 집회를 응원하고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대한다는 뜻을 담아 경찰청 건너편 경찰기념공원에 34개의 근조화환을 보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