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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봉합 ‘친윤’-전국 도는 ‘준석’…한 지붕 두 살림 당분간 불가피

입력 | 2022-07-25 13:31:00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7.22 사진공동취재단


이달 초 초유의 당대표 징계 사태로 내홍을 겪던 국민의힘이 25일 당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권성동 대표 직무대행 원내대표와 장외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이준석 대표 체제로 양분되면서 사실상 ‘한 지붕 두 정당’ 체제로 이어가고 있다.

권 원내대표 체제는 지난 11일 의원총회에서 사실상 당 차원의 추인을 받은 이후 3주째에 접어들며 서서히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사적 채용’ 논란과 관련해 친윤(친윤석열)계 핵심 장제원 의원과 불화설이 불거지며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 20일 권 원내대표가 페이스북에 “국민께 제대로 설명해 드리는 것이 우선이었음에도 저의 표현으로 논란이 커진 것은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고 몸을 낮추며 갈등도 봉합 수순에 들어갔다.

차기 당권 주자를 중심으로 한 조기 전당대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점차 잦아들고 있다. 앞서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여당은 의원총회에서 결의한 대로, 현 당대표의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는 권 직무대행 체제로 흔들림 없이 나아가야 한다”고 직무대행 체제에 힘을 실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2일 전라남도 진도에서 열린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버스킹 현장을 찾아 즉석에서 노래를 부르며 지역 군민들과 춤을 추고 있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인스타그램 갈무리)© 뉴스1



그사이 이 대표는 보름 넘게 전국을 돌며 당원·지지자들을 만나며 장외에서 활발하게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8일 윤리위에서 ‘당원권 6개월 정지’ 징계를 받은 이 대표는 제주와 목포, 순천, 광주, 진주, 창원, 부산, 춘천, 전주, 포항 등 지역을 돌고 있다.

특히 22일에는 전남 진도에서 열린 행사장에 참석해 즉석에서 노래를 부르며 지역 군민들과 춤을 춰 눈길을 끌기도 했다. 여론을 살피며 산행 등으로 ‘정중동’ 행보를 보이던 이 대표가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 대표가 최근 싱글벙글하신다”고도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표가 친윤 주류와 충돌을 피하면서 6개월 후 복귀로 가닥을 잡았다”는 말이 나온다. “이준석 정치를 본격화할 수 있는 2030 다지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있다.

당 안팎에선 “경찰 조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어 이 대표가 자신감이 생겼다”는 말도 흘러나온다. 경찰이 성접대 의혹 사건을 검찰로부터 넘겨받은 건 1월7일이나, 6개월이 지나도록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당초 이 대표가 윤리위 재심 청구나 가처분 신청 등 법적 투쟁을 벌이며 시끄러울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 대표가 당과 직접적인 충돌을 피하고 장외 여론전에 집중하며 여당도 안정세에 접어드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권 원내대표 대행 체제가 장기화할 경우 ‘1인2역’에 구멍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부를 뒷받침해야 할 집권당이 대표와 원내대표가 쌍두마차가 돼서 전력 질주를 해도 어려운 상황인데, 1인 체제로 가면 기본 일정 소화도 안 된다”며 “(권 원내대표) 개인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체제의 문제”라고 했다.

8월 결산국회, 9월 정기국회 등 원내대책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권 원내대표가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공세를 얼마나 잘 방어할 수 있는지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 대표는 경찰 수사가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 당원권이 정지된 6개월 안에 수사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긴 하나, 경찰에서 유죄 판정이 날 경우 상황이 뒤바뀔 가능성도 열려 있다. 앞서 홍준표 대구시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기소되는 순간 자동적으로 당원권이 정지되고, 대법원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3~4년 동안 정치 활동을 할 수 없다. 지금은 사법 절차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 대표는 현재로선 돌아올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이 대표를 조기에 처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만큼 여권이 한가한 상황이 아니고, 특히 20~30대 같은 경우에 민심 이반이 심하게 일어나고 있어 이 대표를 쳐내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엄 소장은 “다만 비대위 체제가 성립이 되면 조기 전대로 방향을 틀 수도 있는데, 그건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