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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하다”며 강물 원샷한 인도 정치인, 결국 병원 신세

입력 | 2022-07-25 14:57:00


트위터 갈무리

수질 정화사업을 벌인 하천을 방문한 인도의 한 정치인이 물이 깨끗하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무리하게 강물을 마셨다가 결국 병원 신세를 졌다.

21일(현지시간) 인디언 익스프레스 등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펀자브주(州)의 바관트 만 총리는 지난 19일 심한 복통을 호소하며 델리에 있는 인드라프라스타 아폴로 병원에 입원했다.

앞서 만 총리는 지난 17일 펀자브주 술탄푸르 로디에서 진행된 칼리 베인 하천 정화사업 22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그는 하천이 완전히 깨끗해진 것을 증명하기 위해 그 자리에서 강물을 한 컵 가득 떠 벌컥벌컥 들이켰다.

지지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이 만 총리가 물을 마시는 장면을 보며 환호했고, 이는 취재진의 카메라에도 담겼다. 만 총리가 강물을 마시는 영상은 그의 소속 정당 공식 트위터에도 올라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확산했다.

그러나 기념식 이틀 뒤인 19일 밤, 만 총리는 관저에서 심한 복통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총리 측은 그가 정기검진으로 병원을 방문했다고 밝혔으나 한 소식통은 만 총리가 감염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만 총리는 이튿날 저녁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 갈무리

한편 만 총리가 방문한 칼리 베인은 ‘검은 개울’이라는 뜻으로, 초기엔 검은 광물 때문에 이름이 붙여졌으나 마을에서 쏟아지는 쓰레기, 폐수 등으로 인해 물이 오염되면서 이중적인 의미로 쓰이게 됐다고 인디언 익스프레스는 전했다.

약 165㎞에 걸쳐 뻗어 있는 칼리 베인은 펀자브주의 4개 구역을 가로질러 흐르며 비아스강, 수틀레지강과 합류한다. 시크교의 창시자 구루 나낙이 이곳에서 깨달음을 얻었다고 알려져 시크교의 성지로도 여겨진다.

주 정부는 2000년 7월 오염이 심각했던 칼리 베인의 정화사업에 착수했고, 20여 년이 흐른 지금 인도 전역에서 수질 정화사업의 성공모델로 활용될 만큼 해당 하천의 수질은 크게 개선됐다. 그러나 여전히 하천 인근 30~40개 마을에서 정화 처리되지 않은 오·폐수를 불법 방류해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