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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행안부 강경대응도 경찰 추가 집단행동도 모두 멈추라

입력 | 2022-07-26 00:00:00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23일 열린 전국 경찰서장 회의와 관련해 25일 “군으로 치면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상황”이라며 “단순한 징계 사유가 아니고 형사범죄 사건”이라고 말했다. 윤희근 경찰청장 후보자도 이번 회의 현장 참석자들에 대해 “지시명령과 복무규정 위반”이라고 밝혔다. 회의에 참석한 총경들에 대한 징계와 감찰로 경찰이 들끓고 있는 상황에서 행안부와 경찰 수뇌부가 더욱 강경한 대응을 예고한 것이다.

이에 따라 경찰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30일 경감·경위급 경찰관들이 전국 팀장회의를 열 예정인 가운데 지구대장과 파출소장들도 참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일선 지휘관인 서장들에 이어 현장 책임자인 경찰서 팀장급과 지구대장·파출소장들까지 움직이면 경찰 조직의 동요는 더 커질 것이다. 경찰직장협의회는 경찰서장 회의를 주도한 류삼영 총경을 대기발령한 것 등에 반대하는 1인 시위에 나섰고, 대국민 홍보전도 진행하고 있다. 양측 모두 한 발도 물러서지 않은 채 ‘강 대 강’ 대치가 길어지는 것도 불사할 태세다.

이럴 때 해법을 모색하면서 중재에 나서야 할 정치권은 오히려 양측을 자극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은 경찰의 반발을 놓고 “국민 혈세로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이들의 배부른 밥투정”이라고 비판했다. 경찰국 설립에 대한 일선 경찰관들의 우려를 ‘투정’이라고 폄하한 것이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경찰 가운데 수사와 관련된 2만 명이 다 들고일어난다면 징계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경찰의 집단행동을 부추기는 듯한 발언이다.

이번 사태는 행안부가 경찰 내부의 반대에도 경찰의 중립성을 훼손할 수 있는 경찰국 신설을 무리하게 밀어붙인 것이 발단이 됐다. 총경들이 모여 이 문제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은 것을 놓고 이 장관이 ‘쿠데타’라고 몰아붙인 것은 논리적 근거도 없을 뿐 아니라 양측의 퇴로를 막아 사태를 극단적으로 끌고 가는 부적절한 언행이다. 정부와 경찰 간의 갈등이 장기화돼 치안 공백이 발생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가는 만큼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는 것은 막아야 한다. 당장 26일 국무회의에 경찰국 신설 관련 시행령안이 상정돼 통과된다면 양측 간에 협상의 여지는 극히 좁아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시행령안의 처리를 미루고 경찰은 집단행동을 자제하면서 해법을 찾기 위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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