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발생한 화재중 최대 규모… 주민 6000명 대피 등 피해 커져 보스턴-뉴어크, 화씨 100도 폭염… “바이든, 기후 비상사태 선포 고려”
공중에서 물 뿌리는 소방헬기… 불길 잡기엔 역부족 2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국립공원 인근 마리포사카운티 산불 현장에서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며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22일 시작된 이 산불로 산림 63km2가 타고 주민 6000여 명이 대피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 서부 지역 산불 규모와 강도가 커지는 데에는 기후변화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고 전했다. 마리포사카운티=AP 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요세미티국립공원에서 22일 발생한 초대형 산불로 인근 주민 6000여 명이 대피하는 등 피해가 커지고 있다. 미 언론은 요세미티국립공원 남서쪽 마을에서 시작된 산불이 급속도로 퍼져 24일 오후 9시 현재 63km² 넓이의 산림을 태웠다고 전했다. 축구장(7140m²) 8823개에 해당하는 면적이다. 올해 미국에서 발생한 화재 중 최대 규모로 피해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캘리포니아 산림소방부에 따르면 소방관 2548명과 헬기 17대 등이 진화 작업에 나섰지만 진화율은 사실상 0%다. 소방 당국은 “최저 습도가 5∼10%에 불과한 데다 죽어 말라붙은 나무가 많아 진화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마리포사 카운티의 숲 상공에서 소화 항공기(에어 탱커)가 비행하며 난연제(難燃劑)를 살포하고 있다. 마리포사=AP/뉴시스
국가비상사태는 미 헌법에 명시된 대통령 권한이다. 정부가 천재지변이나 전쟁 위기를 비롯한 국가적 비상 상황에 신속히 대처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선포할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추진해온 기후변화 및 사회복지 관련 예산안이 최근 의회에서 반대에 부닥치자 더 강도 높은 대응책을 꺼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외신은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되면 미국산 원유 수출 금지 또는 천연가스 해양 시추 중단 같은 조치가 전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