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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 헝가리 총리 “혼혈국가는 나라 아냐” 논란

입력 | 2022-07-26 03:00:00

루마니아 연설서 인종주의 발언
野 “나치 독일 떠올리게 해 경악”




유럽의 대표적 극우 국가수반인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사진)가 “유럽인과 비(非)유럽인이 섞인 국가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말해 인종주의 논란이 일고 있다.

24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전날 루마니아를 방문해 한 연설에서 “우리는 혼혈민족이 아니며 혼혈민족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르반 총리는 난민 유입 문제 등에 관해 노골적으로 인종주의를 암시하는 표현을 해왔지만 이번 발언은 특히 수위가 높아 헝가리 안팎에서 반발이 거세다.

헝가리 야당 ‘모멘툼’의 체흐 커털린 의원은 “오르반 총리 연설은 우리 모두가 잊고 싶어 하는 시대(나치 독일 시대를 의미)를 떠올리게 해 경악했다”며 “이 정권의 진정한 색깔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루마니아에서도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알린 미투차 의원은 트위터에 “유럽 중동부처럼 (여러 민족이) 섞인 지역에선 민족이나 인종의 ‘순도’를 논하는 건 망상이고 위험하다”며 “오르반 총리 또한 그렇다”고 지적했다.

오르반 총리는 올 4월 헝가리 총선에서 승리하며 4연임에 성공해 2026년까지 집권한다. 난민 유입을 거부하는 등 반(反)이민 정책을 폈다. 헝가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지만 오르반 총리는 친러시아 성향이 뚜렷하다. 올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직전 모스크바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기도 했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