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11세에 3m86 넘은 ‘신동’… 23세에 ‘세계신 제조기’로

입력 | 2022-07-26 03:00:00

장대높이뛰기 ‘젊은 황제’ 듀플랜티스… 6m21 넘으며 자신 기록 5cm나 경신
3월 실내 최고기록 6m20도 갈아치워… 육상 세계선수권 최고 스타로 올라서
여자 100m허들 아무산도 세계신 우승



아먼드 듀플랜티스(스웨덴)가 2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21을 넘어 세계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달 초 세계육상연맹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자신이 세웠던 세계기록 6m16을 5cm 경신한 것이다. 유진=AP 뉴시스


남자 장대높이뛰기의 아먼드 듀플랜티스(23·스웨덴)가 자신이 갖고 있던 세계기록을 다시 경신하며 금세기 최고의 ‘인간 새’로 거듭났다.

듀플랜티스는 25일 미국 오리건주 유진 헤이워드필드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 남자 장대높이뛰기 결선에서 6m21을 넘으며 세계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1일 세계육상연맹(WA) 다이아몬드리그 결선에서 자신이 세웠던 세계기록 6m16을 5cm 경신했다. 3월 작성한 실내 세계기록(6m20)보다도 1cm가 더 높다.

아먼드 듀플랜티스가 세계기록을 세운 뒤 환호하는 관중들 앞으로 뛰어가 공중제비를 도는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유진=AP 뉴시스 

지난해 도쿄 올림픽 챔피언 듀플랜티스는 올해 실내외 세계선수권까지 석권했다. 지금까지 실내외 세계선수권과 올림픽까지 3개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한 선수는 ‘원조 인간 새’ 세르게이 붑카(59·우크라이나)와 스티브 후커(40·호주) 둘뿐이었다.

듀플랜티스는 “오늘의 도전은 마치 잃어버린 메달을 찾는 과정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엔 마음 한구석에 ‘세계기록을 세워야 한다’는 생각을 갖곤 했지만 오늘은 금메달을 따는 데만 온전히 집중했다”고 말했다. 듀플랜티스는 이날 세계기록 상금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와 우승 상금 7만 달러(약 9200만 원)를 함께 챙겼다.

장대높이뛰기 선수였던 아버지, 육상 7종 경기와 배구선수 출신인 어머니 피를 물려받은 듀플랜티스는 7세 때 3m86을 넘어 ‘장대높이뛰기 신동’으로 불렸다. 19세이던 2018년 유럽선수권대회에서 주니어(20세 미만) 세계기록인 6m05를 뛰어넘으며 ‘신성’으로 떠올랐다. 최근 2년간 성인무대에서 실내외 세계기록을 7차례 경신했고 각종 국제대회에 이어 메이저 대회까지 석권하며 장대높이뛰기 최강자로 군림하게 됐다. 듀플랜티스는 은퇴한 ‘단거리 황제’ 우사인 볼트(36·자메이카) 이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자 100m 허들에서는 토비 아무산(25·나이지리아·사진)이 하루에 두 번이나 세계기록을 세우며 메이저 대회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무산은 준결선 1조에서 12초12를 기록하며 5년 전 켄드라 해리슨(30·미국)이 세웠던 종전 세계기록(12초20)을 0.08초 앞당겼다. 결선에서는 12초06으로 가장 먼저 피니시라인을 통과했다. 준결선에서 자신이 작성한 세계기록을 1시간 50분 만에 다시 0.06초 줄인 것이다. 아무산은 세계선수권 여자 100m 허들 종목에서 우승한 첫 나이지리아 선수가 됐다.

아무산은 아프리카 대회에선 최강이었지만 2019년 도하 세계선수권과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모두 4위에 그치는 등 메이저 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다. 아무산은 “나는 내 능력을 믿지만 이번 대회에서 세계기록을 세우는 건 기대하지 않았다. 목표는 세계선수권 금메달이었다”며 “그래서 이번 대회 세계기록은 내게 보너스와 같다”고 말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