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광역단체장에게 듣는다] <4> 이철우 경북도지사 “균형발전 관건은 교통 등 인프라… 자치입법권-자치과세권 확대해야 신한울 3-4호기 조속한 건설 시급… ‘글로벌 원자력 캠퍼스’ 설립도 추진 발전소 인근엔 전기 싸게 공급 등 정책 다듬어 지방시대 표본 만들것”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25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 도청 집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2026년까지 4395억 원을 투자해 디지털 청년 농업인 5000명을 육성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강한 지방분권’을 주장하는 이 지사는 “지금 대한민국은 모든 것이 서울로 향하는 ‘수도권 병(病)’을 앓고 있다고 생각한다. 빨리 고치지 않으면 초일류 국가로 도약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민선 8기 슬로건을 ‘경북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결정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며 “벼랑 끝에 서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새로운 지방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지역 소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경북의 옛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는 지역민들의 바람이 반영된 것 같다. 지난 임기 때 발로 뛰는 행정에 답이 있고, 변해야 산다는 일념으로 임기 동안 44만 km를 이동했다. 지구 둘레를 약 10바퀴 돌 수 있는 거리다. 이제 그보다 더 많은 현장을 다녀야 할 것이다. 지난 임기 때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수도권 집중화 해소를 주장하고 있다.
“현 정부는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를 국정 목표로 삼았다. 지금이 균형 발전 성공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 지방시대 성공의 관건은 교통, 의료, 문화, 복지 등 핵심 인프라를 제대로 갖추는 것이다.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국정 파트너로 생각하고 역할과 기능을 담당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한다. 예를 들어 자치입법권과 자치과세권 등을 확대해야 한다고 본다.”
―경북도의 인구 감소 문제가 심각하다.
“경북은 농가와 귀농 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전통적 농도(農道)다. 하지만 농업인 가운데 20, 30대가 차지하는 비율은 전체의 0.5%에 불과하다. 또 경작지가 0.5ha 미만인 영세 농가가 전체의 58.6%에 달한다. 이런 점이 인구 감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농업에도 ‘규모의 경제’를 도입해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농업 주식회사를 만들고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대규모 스마트팜을 육성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북도는 2026년까지 4395억 원을 투자할 것이다. 스마트팜을 통해 디지털 청년 농업인을 육성하며 인구 감소에 대처하겠다.”
―대구·경북 통합신공항은 어떻게 추진하나.
“대구시와 함께 ‘기부 대 양여 방식’과 ‘특별법 제정’의 투트랙(Two track) 전략으로 추진한다. 군 공항(K-2)과 민간 공항 용지를 팔아 신공항을 짓는 것이 기부 대 양여 방식이다. 특별법에는 군 공항 건설에 국비를 지원받고 신도시 및 배후산업단지, 도로 철도 등 인프라 사업에 행정 및 재정 지원을 하는 규정을 담을 것이다. 홍준표 대구시장과 20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당 차원의 지원을 약속받았다. 국토교통부와 국방부, 대구시와 이달 말에서 다음 달 초에 기본 계획 및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를 공동 발표할 예정이다. 사업의 전제 조건인 군위군의 대구시 편입도 내년 1월을 목표로 추진 중이다.”
“경북도는 현재 28개 공공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일부 기관은 기능이 중복돼 통폐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일부 기관은 혁신과 도전 없이 기존 사업에 안주하는 관료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제 공공성뿐 아니라 효율성도 챙겨야 하는 시점이 됐다고 판단했다. 올해 안에 통폐합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반드시 결실을 내 공공기관에 대한 도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
―정부가 원자력 생태계 복원을 공식화했다.
“울진 신한울 3, 4호기의 조속한 건설이 시급하다. 원자력 업계 발주 물량이 증가하면서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 것이다. 올해 말에 확정하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꼭 반영해야 한다. 또 전문가와 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 절차를 줄이는 방안도 논의해야 한다. 경북도는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글로벌 원자력 공동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겠다. 2025년 경주에 들어서는 문무대왕과학연구소 및 지역 대학 등과 연계해 미래 원자력 산업 기술을 연구개발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겠다.”
안동=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