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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학폭 ‘킥보드 셔틀’…허술한 결제 시스템 노려

입력 | 2022-07-26 09:55:00


(gettyimagesbank)


최근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 이른바 ‘킥보드 셔틀’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폭력이 등장했다. 전동 킥보드 요금을 다른 학생이 대신 결제하도록 하는 괴롭힘이다.

25일 SBS에 따르면, 초등학생 딸을 둔 학부모 A 씨는 얼마 전 몇만 원의 전동 킥보드 요금 결제 문자를 받았다. 하지만 정작 아이는 전동 킥보드를 탄 적이 없다고 했다.

A 씨는 “중학교 애들이 얘(딸)한테 휴대전화를 뺏어 가지고 인적 사항을 물어봤더라. 며칠 뒤에 (킥보드 대여 앱) 회원가입을 하지도 않았는데 아이 앞으로 요금이 나와 있었다”고 말했다.

전동 킥보드를 사용하려면 서비스 업체의 앱을 내려 받아 회원가입을 한 후 결제 카드를 등록해야 하는데, 가해 학생들은 ‘회원 명의’와 ‘카드 명의’가 달라도 결제가 가능하다는 점을 악용해 요금 결제를 다른 학생에게 떠넘긴 것이다.

비슷한 일들은 최근 잇달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초등교사 B 씨는 “부모님 카드가 있는 아이들을 좀 파악해서 결제를 하게 한 다음에 본인이 이용한다든지 이런 식으로 지금 괴롭힘 양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주요 전동 킥보드 업체 6곳 모두 회원 가입자 외 다른 사람 카드를 등록할 수 있고 대여와 결제에도 아무 지장이 없었다.

업계 관계자도 “그런 부분이 미흡한 부분이 사실”이라며 업체간 경쟁 심화에 따른 부작용이라는 취지를 밝혔다.

이런 문제는 가족 관계에 있는 사람의 신용카드로만 등록 결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면 개선할 것으로 법조계 관계자는 전망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