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과 미국에서 발병 보고가 잇따르고 있는 원숭이두창 감염이 일본에서도 처음으로 확인된 가운데 요미우리신문, 마이니치신문, 지지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코로나19와 같이 대규모 감염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26일 보도했다.
후생노동성은 도쿄도에서 거주하고 있는 한 30대 남성이 원숭이두창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확진자가 일본 국내에서 확인되는 것은 처음이다.
이 남성은 발열, 두통, 발진, 권태감 증상이 있어 도쿄도내 병원에 입원해 있지만 상태는 안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부터 이번달 중순까지 유럽 여행을 한 이 남성은 귀국 후 지난 15일부터 권태감이 있어 25일 도내 의료기관에서 진찰을 받은 뒤 도쿄도 건강 안전 연구 센터의 검사에서 원숭이두창 감염이 판명됐다.
일본 보건당국은 이 남성의 귀국 후 동선 등을 확인하고 밀접 접촉자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원수이두창 첫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대부분의 일본 언론들은 코로나와 같이 급속도로 집단 감염이 발생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지지통신은 원숭이두창은 사람으로부터 사람으로의 감염은 드물어 코로나19와 같은 대규모 시중 감염이 일어날 우려는 작은 것으로 알려진 데다, 대부분 중증화하지 않고 자연 회복되기 때문에 냉정한 대응이 요구된다고 보도했다.
국립감염병연구소는 “조기 환자 발견과 접촉자 추적으로 감염의 연쇄를 끊는 것이 가능하다”고 지적하며 폭발적인 감염 확산 위험은 낮다고 보고 있다.
우라시마 미츠카 도쿄 지케이카이 의과대학 교수는 지지통신에 “현시점에서의 사망 리스크나 감염력이 낮은 것을 생각하면, 과도한 걱정은 불필요하다”며 “일상생활의 본연의 자세를 바꿀 필요는 없다”며 냉정한 대응을 당부했다.
첫 감염자가 확인된 25일 밤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는 “세계에서 감염이 확대되고 있다”며 “크게 걱정할 것은 없지만 손 위생 등 감염 예방책을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원숭이두창은 뎅기열이나 광견병 등과 같은 4류 감염병으로 분류돼 환자가 발생 시 의사가 보건소에 신고해야 한다. 대부분은 자연 회복한다고 여겨져 반드시 입원할 필요는 없지만 후생노동성은 입원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하도록 각 도도부현(都道府?·광역자치단체)에 요청하고 있다.
일본 국내에서 원숭이두창 치료용으로 승인된 치료제는 없으며 발열이나 통증 등에 대한 대증요법(對症療法)이 원칙이다. 후생노동성은 유럽에서 원숭이두창용으로도 승인된 천연두 치료제 ‘테코빌리 매트’를 수입해 도쿄, 오사카, 아이치, 오키나와 등 4곳에서 임상연구로 투여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
이런 가운데 천연두 백신이 원숭이두창에 대해 약 85%의 발병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감염이 급속도로 확산된 서구의 환자 대부분은 남성이며 남성 간에 성적인 접촉이 있었던 경우가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밀접접촉을 하면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감염된다. WHO는 환자와 동거하는 가족이나 의료인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후생노동성 관계자는 “성관계만이 감염경로가 아니기 때문에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해달라”며 “발진 등이 있으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고 철저한 손 소독과 마스크 착용 등 기본적인 감염 대책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모리카와 시게루 오카야마 이과대학 교수는 요미우리신문에 “원숭이두창은 비말 감염 리스크가 적고, 감염자와 피부가 서로 닿을 정도의 밀접 접촉으로 퍼진다”며 “일본인은 손 씻기 등 감염 대책이 일상화되고 있다. 환자를 조기에 파악해 대책을 취하면 국내 감염 확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 외무성은 25일 감염증 위험 정보(4단계)에서 원숭이두창과 관련, 전 세계를 대상으로 ‘레벨1’의 도항주의를 내렸다. 레벨1은 4단계 위험 정보 중 가장 낮은 단계로 해외 여행 혹은 현지 체류 자국민에 충분한 주의를 촉구하는 조치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