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새 미 동북부 해안에서 상어에 공격당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25일(현지시간) 보도하면서 1916년 미 대통령이 상어 전쟁을 선포하게 됐던 식인 상어 피해 사건을 자세히 전했다.
미국 동부 뉴저지주 해안에선 1916년부터 매년 7월1일부터 상어 주의보가 발령된다. 뉴저지주 해안가 작은 마을에서 5명이 거대한 상어에게 공격당해 4명이 숨지고 1명만이 큰 부상을 입은 채 살아남은 사건이 발생한 뒤부터다.
1916년 뉴저지주 해안가 작은 마을 마타완에서 발생한 식인상어 피해에 대한 책 “12일간의 공포”를 쓴 뉴저지주 의사 리처드 퍼니콜라는 “거대한 상어가 공격했다”고 썼다.
1주일도 채 안 지나서 찰스 브루더가 스프링 레이크 근처에서 수영하던 중 여러차례 무엇인가에 잡아당기는 듯 수면 아래로 끌려들어가면서 비명을 질렀다. 구조대원이 보트 위로 끌어올렸을 때 양다리 무릎 아래가 잘려져 있었다. 그는 곧 숨졌다.
내륙 깊숙이 들어와 있는 마타완 지역은 상어가 나타난 적이 없는 곳이었지만 한 어선 선장이 마을 다리 아래로 상어가 지나가는 것을 보고 크게 놀랐다. 경찰에 신고했지만 그럴 리가 없다고 하자 그는 직접 거리로 나가 사람들에게 상어가 있으니 물에 들어가지 말라고 알렸다.
그러나 바구니 공장에서 일하다 나온 어린 아이들이 경고를 듣지 못하고 수영했다. 11살의 레스터 스틸웰이 친구들에게 물에 뜬다고 자랑할 때 친구들이 검은 물체가 다가가는 것을 봤다. 꼴깍거리는 소리를 내며 물에 잠긴 뒤 물이 핏빛으로 물들었다.
친구들이 마을로 뛰어가 “상어다, 상어다, 상어가 레스터를 물어갔다”고 외쳤다. 사람들이 모였고 젊은 청년들이 물속에서 레스터를 찾았다. 그중 한 명이 온갖 군데 물어뜯긴 레스터를 찾아 떠올랐다. 그 순간 커다란 상어가 그를 끌어당겼고 물어뜯기 시작했다. 청년이 저항했지만 상어는 보트를 탄 구조대가 노로 때리고서야 놓아줬다. 청년은 오른쪽 다리 살점이 거의 남지 않았다. 청년도 2시간 만에 숨졌다.
마타완 마을의 사건으로 전국이 시끄러워졌다. 동해안 지대 전체에 상어 공포가 확산했다. 상어에 현삼금이 걸렸고 해안가 마을 시장들은 바닷가에 울타리를 치고 그물로 막았다. 구조대는 샷건과 작살을 갖추고 로프에 죽은 양을 매단 채 바다를 훓었다.
뉴저지주 주지사 출신인 당시 우드로우 윌슨 대통령이 비상 각료회의를 열고 해안 경비대에 “괴물을 잡아내라”고 지시했다.
1916년 7월15일자 워싱턴포스트는 1면 머릿기사로 “미국의 상어전쟁”을 올렸다. 다음 날엔 “롱아일랜드 인근에 식인 상어 수십마리 발견”이었다.
마타완 인근 수역에서 사냥꾼들이 물속에서 다이너마이트를 터트렸다. 한꺼번에 많은 상어를 죽이려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후 사람들이 바다에 들어갈 수 있게 된 건 몇 주 지나서다. 그러나 1917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상어는 잊혀졌다.
이후 상어에 의한 공격 사례는 거의 없었지만 상어에 대한 공포는 남았다. 2차세계대전 도중 태평양에 상어가 나타났다는 공포가 확산했다. 1974년 피터 벤츨리가 뉴잉글랜드 지방 해안가에 나타난 거대 식인상어를 묘사한 소설 “조스”를 펴내면서 여름이 되면 상어에 대한 공포가 다시 널리 퍼졌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