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유족 호소에도…‘마포 연인 상해치사’ 30대, 징역 7년 확정

입력 | 2022-07-26 11:04:00

말다툼 끝에 여자친구의 머리 등을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4일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뉴스1


서울 마포구의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 고(故) 황예진 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며 형이 확정됐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과 A 씨 측은 사건을 심리한 서울고법 형사 6-3부(부장판사 강경표 원종찬 정총령)에 상고기한인 지난 20일까지 상고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검찰도 상고하지 않으면서 이씨의 징역 7년이 확정됐다.

A 씨는 지난해 7월 25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황 씨(당시 26세)와 말다툼을 하다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 씨는 황 씨의 목, 머리 등을 10회가량 밀쳐 유리벽에 부딪히게 하고 주먹으로 4차례에 걸쳐 폭행했다. 또 A 씨는 의식을 잃은 황 씨를 부주의하게 엘리베이터로 끌고 가며 바닥에 방치하기도 했다. 황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고 3주간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지난해 8월 사망했다.

1심은 “교제살인 내지 폭행살인의 일반적인 유형으로 교제를 원하지 않는 여성에 대해 보복 의사로 계획적인 살인 범행에 이른 것과 사안이 다르다”며 “피고인이 의도적으로 살해하거나 살해의 의도로 방치했다고 인정하기 어렵지만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중한 결과가 발생했고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을 고려했다”며 징역 7년을 선고했다.

판결에 대해 A 씨 측은 ‘상해치사가 아닌 폭행치사’라며 감형을 주장했고 검찰은 ‘A 씨가 유족과 합의하거나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하지도 않고 있어 징역 7년은 지나치게 가볍다’고 항소했다.

2심은 “머리에 간접적으로나마 충격을 준다면 사망 등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은 일반인 시각에서도 예측 가능했다. 상해치사죄가 인정된다”며 다만 “일반적 스토킹 범죄와 상황이 다르고 머리를 직접 가격했다고 추정할 증거가 없다. 범행 수법이 잔혹하다고까지 보기 어렵다”며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유족 측은 2심 판결 직후 “살인죄 적용을 안 해준 경찰과 검찰의 미온적인 태도에 굉장히 마음이 아프다”며 “본인 자식이라고 생각하고 사건을 진실되게 바라봐서 살인죄를 적용해 주기를 다시 한번 간곡하게 부탁드린다”고 호소했지만 결국 징역 7년 형은 그대로 확정됐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