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시세끼에 간식까지 챙겨먹고 영양제를 7종류나 먹는데 보양식을요? 굳이…”
지난 16일 초복에 이어 26일 중복, 내달 15일 말복 등이 이어지면서 여름철 보양식을 찾는 움직임이 분주하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는 복날 문화가 점차 낯선 풍경이 돼 가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예로부터 삼복더위에 체력 소모가 많아지면서 복날에는 떨어진 기력을 채우기 위해 삼계탕 등 여름 보양식을 챙겨 먹었다.
대학생 이모(20)씨는 “복날에 대해서 들어는 봤지만 언제인지는 모른다”며 “관심이 없어서 챙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생 이모(23)씨는 “치킨을 일주일에 두세번 시켜 먹는데 복날이라고 해서 닭 요리를 굳이 먹어야 하나 싶다”며 “복날을 챙기는 문화도 점차 사라질 것 같다”고 예상했다.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사는 직장인들은 복날까지 챙기는 건 사치라고 입을 모았다.
직장인 윤모(27)씨는 “삼계탕을 직접 요리해 먹는 건 생각조차 안 해봤고 나가서 사 먹을 만큼 좋아하는 음식도 아니다”라며 “못 먹고 사는 시대도 아니고 영양이 넘쳐서 문제인 시대에 복날을 챙기는 건 의미가 없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같은 변화에는 과도한 육식 위주의 식습관을 지양하는 2030의 달라진 가치관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직장인 신모(24)씨는 “과거보다 육식이 보편화됐고 채식 지향에 대한 욕구가 높아진 상황에서 굳이 육식을 위한 날을 챙길 필요성이 없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복날과 24절기가 전통적인 농경 사회의 무형 유산인 만큼 사회 변동에 따라 의미가 점차 퇴색한다는 의견도 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어쩔 수 없는 사회 변동을 반영한 현상”이라며 “산업 사회, 공업 사회를 거쳐 사회 시스템이 변화하고 주요 구성원들이 바뀌면서 관행의 의미가 덜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