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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1%P 더 오르면… 97만명 2금융권서도 밀려나”

입력 | 2022-07-27 03:00:00

KDI “최고금리 인근 대출 중단
최대 50조원 연체 발생 가능성
법정최고금리, 시장금리와 연동을”




금융사들이 가계대출을 위해 조달하는 자금의 금리가 1%포인트 더 오르면 약 97만 명이 더 이상 카드사나 저축은행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 20%로 고정된 법정 최고금리를 시장금리와 연동해 대출을 받지 못하거나 과도한 상환 부담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6일 내놓은 보고서 ‘금리 인상기에 취약계층을 포용하기 위한 법정 최고금리 운용 방안’에 따르면 향후 조달금리가 추가로 1%포인트 오르면 제2금융권에서 대부업이나 비제도권 금융시장으로 밀려나는 이들은 96만9000명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미 법정 최고금리에 근접한 수준으로 신용대출을 받은 이들에게는 더 이상 금리를 올릴 수 없어 금융사들이 대출을 중단하는 데 따른 것이다.

제2금융권에서 밀려나는 이들의 차환(롤오버)이 제약되면 최대 50조 원의 연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약 97만 명이 보유한 신용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전체 대출 규모는 49조6000억 원에 달한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이미 올 6월 말 조달금리(카드채 3년물·AA+ 기준)는 지난해 말보다 약 2%포인트 상승했다.

김미루 KDI 연구위원은 “시장금리 연동형 법정 최고금리를 도입해 금리 인상기에도 취약차주의 차환을 원활히 할 필요가 있다”며 “상환 부담 증가로 필수 소비가 제약되는 등 생활고를 겪는 취약계층에는 저금리 정책금융을 공급하거나 재정을 통한 보조를 지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와 독일, 이탈리아 등에선 법정 최고금리가 시장금리에 연동돼 있다.



세종=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