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고(故) 심정민 소령 유가족에 보낸 편지.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가 고(故) 심정민 소령(29·공사 64기)의 유족에게 자필 편지를 보내 “심 소령의 위대한 희생에 다시 한번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위로를 전했다. 심 소령은 지난 1월 민가 쪽으로 전투기가 추락하는 것을 막고자 비상 탈출을 시도하지 않고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던 인물이다.
26일 심 소령 유족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유족 측은 A4용지 두 장 분량의 편지를 등기로 받았다. 이 편지는 김 여사가 지난 23일 직접 쓴 것으로, 편지에는 심 소령의 희생에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김 여사는 편지에서 “심 소령은 ‘배우고 익혀서 몸과 마음을 조국과 하늘에 바친다’는 공군 사관학교 교훈을 온몸으로 실천한 영웅”이라며 “그 찰나의 시간에 존경하는 부모님, 사랑하는 아내, 수많은 사람이 스쳐 지나쳤을 텐데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자신의 생명을 던진 그 위대한 희생에 다시 한번 깊은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고(故) 심정민 소령 추모 음악회에 참석한 김건희 여사. 허행일 시인 페이스북 캡처
공군 제1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심 소령은 지난 1월 11일 경기 화성 공군 F-5E 전투기 추락 사건으로 순직했다. 심 소령은 민가와 충돌을 피하려고 끝까지 조종간을 놓지 않았다. 공군 조사에 따르면 심 소령은 이륙 후 엔진 화재 경고등이 켜지며 기체가 급강하하자 관제탑과의 교신에서 두 차례 비상 탈출을 선언했다. 바로 탈출했더라면 목숨을 구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민가 쪽으로 전투기가 추락하는 것을 막고자 인근 야산으로 기수를 돌리면서 탈출 시기를 놓쳤고 사고기는 마을과 100m 떨어진 야산에 충돌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