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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2024년 이후 우주정거장 사업 탈퇴…자체 정거장 건설 계획

입력 | 2022-07-27 08:17:00


러시아가 자체적인 우주정거장 건설을 위해 오는 2024년 이후 국제 우주정거장(ISS) 프로젝트에서 완전히 탈퇴할 계획이라고 밝힌 가운데 미국 측에서는 러시아의 철수를 두고 ‘불행하다’고 평가했다.

26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에 따르면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신임 사장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우리는 ISS 다른 파트너들에 대한 우리의 모든 의무를 이행할 것이지만, 2024년 이후 ISS 탈퇴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또 보리소프 사장은 “이쯤 되면 러시아가 자체 우주정거장 건설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고 말했고, 이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좋다”고 대답했다고 통신은 보도했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ISS에서 이룩한 과학적 주요 성과, 특히 우주 비행 협력에 대한 우리의 새로운 협상과 지난 수년간 우주 분야의 가치 있고 전문적인 협력 면에서 불행한 사건”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의 ISS 프로젝트 탈퇴는 예견된 것이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그 시기를 앞당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앞서 러시아는 ISS 노후화와 안정성 등을 이유로 오는 2024년 정거장 운용 계약 종료일을 기점으로 이 사업 탈퇴를 선언함과 동시에 2030년까지 자체 우주정거장을 건설하겠다고 공언해왔다.

ISS 프로젝트는 미국과 러시아를 주축으로 유럽, 일본 등 16개국이 참여하는 국제 협력 개발사업이다. 1998년 11월 러시아가 우주정거장 전체 구조물의 한 부분인 모듈 자랴(Zarya)를 발사하면서 본격화됐다. 특히 탈냉전을 상징하고, 미국과 러시아 등 참여국 간 국제 협력의 핵심이 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과 러시아는 갈등을 빚어온 데다 서방 국가들의 대대적인 경제 제재가 러시아의 ISS 프로젝트 철수를 가속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분석했다.

개전 이래 러시아와 서방의 관계가 급속도로 얼어붙은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의 ISS 협정은 양국 민간 협력의 최후 보루로 남아있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미국은 러시아의 우주 산업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우리는 러시아의 첨단 기술 수입품의 절반 이상을 차단할 것”이라며 “이는 군대를 현대화하는 능력에 타격을 줄 것이고, 우주 프로그램을 포함한 한공 우주 산업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드미트리 로고진 전 연방우주공사 사장은 2024년 이후 러시아의 ISS 프로젝트 참여는 미국의 대(對)러 제재가 해제돼야만 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러시아의 연방우주공사가 담당하는 정거장의 두 섹션 중 한쪽이 프로젝트를 중단하더라도 ISS 운영이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러시아는 우주정거장의 중요한 추진 제어 시스템을 담당하고 있는데, 이 시스템은 지구의 중력을 이용해 ISS를 올바른 궤도로 유지하도록 한다. 미국은 ISS의 전원 공급을 담당한다.

NASA는 이날 러시아의 ISS 탈퇴 소식이 알려지자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결정에 대해 알지 못했다”면서도 “NASA는 2030년까지 ISS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참여국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NASA 측에서는 이달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ISS를 정치적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을 강력히 질책한다”며 “이는 평화적 목적을 위한 과학발전과 기술개발을 위한 우주정거장의 주 기능에 근본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