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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내부총질’ 문자에…이준석 키즈들 “대통령 믿었는데 이제 지친다”

입력 | 2022-07-27 09:26:00


위성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6일 오후 서울 국회 본회의장에서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이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이날 오후 권성동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대표에 대해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 받은 것에 대한 사진 기사를 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두고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라고 표현한 텔레그램 메시지가 공개되자 이 대표가 과거 추진한 당 대변인 선발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이른바 ‘이준석 키즈’라고 불리는 청년 정치인들이 통탄했다.

박민영 당 대변인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윤리위가 이준석 대표의 중징계를 확정하는 순간까지도 저는 윤석열 대통령을 믿었다.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준석 대표의 투쟁, 그 과정에 많은 부침이 있었던 게 사실이나 그것이 ‘내부 총질’이라는 단순한 말로 퉁칠 수 있는 것이었냐”라고 반문하며 “무수한 만류에도 저는 할말을 해야겠다”라고 심경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이 또한 당정을 해치는 내부 총질이며 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사라 여기신다면 저 역시 이만 물러나겠다. 이제 조금 지친다”라고 했다.

임승호 전 대변인도 “1년간의 고되지만 행복했던 추억들이 허무하게 흩어진다.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는, 섧은 어둠으로 가득한 밤”이라며 “1년 전 새로운 동지들과 함께 희망을 쌓아가던 순간들이 사무치게 그립다”라고 했다.

신인규 전 상근부대변인은 “지도자의 정직, 지도자의 의리, 지도자의 처신, 지도자의 그릇”이라는 단문으로 심경을 대신했다.

27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헬스케어 혁신파크에서 열린 제4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이 여는 발언을 마치고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22.7.27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앞서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윤 대통령과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가 언론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이 메시지에서 윤 대통령이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한다).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라고 하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다”라고 답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엄지척’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이 메시지는 이 대표의 빈자리를 안심하는 듯한 취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울릉도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언급하며 별다른 생각을 드러내지 않았다. 출처 이준석 페이스북

이 대표는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울릉도를 배경으로 한 사진과 영상을 올리며 “많은 분들이 울릉도에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주셨다. 해야 할 일이 많다”라고만 전했다. 

이 대표는 윤리위의 중징계 이후 전국 순회를 돌며 당원들과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