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최영범 홍보수석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간 문자 대화 노출 등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2.7.27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7일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차례 대통령을 모시고 회의했지만 (이 대표에 대해서) 부정적인 뜻으로 언급하신 말씀은 제가 한 번도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제가 아는 한 대통령은 이를테면 당무는 당과 지도부가 알아서 잘 꾸려나갈 일이라며 일일이 지침을 주시거나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최 수석은 ‘권 원내대표가 문자 공개 이후 해명한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 같다. 조금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대화를 주고받은 당사자(권 원내대표)가 설명했는데, 제가 당사자가 아닌데 전후 맥락도 모르는 상태에서 설명해 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그 문자는 그 정도로 양해해주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왜 (대통령이) 내부 총질이란 단어를 썼는지 궁금해서 묻는 거다. 그래야 오해가 풀리지 않겠나’라는 질문에 “여러분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아시다시피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문자를 촬영해서 언론에 공개해서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고 이슈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수석은 ‘권 원내대표가 (해명) 글을 쓸 때 대통령실과 논의한 후에 쓴 것인가’라는 물음엔 “그 문제와 관련해서 제가 권 원내대표와 소통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은) 최근 당이, 이를테면 조금 어려움을 겪다가 직무대행이 맡아 애를 쓰고 있으니 격려, 덕담 차원에서 그런 말을 한 게 아닌가 짐작만 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최 수석의 해당 발언에 대해 “홍보수석 개인의 코멘트로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와 접촉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이 대표도 당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고 정치하신 분인데 상황을 충분히 미뤄 짐작하실 테고 특별히 오해하시진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권 원내대표에게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체리 캐릭터가 엄지를 들어 보이는 이모티콘 메시지를 권 원내대표에게 보냈다.
메시지가 공개된 후 논란이 커지자 권 원내대표는 그날 페이스북에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가 노출돼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선배 동료 의원들께도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고개 숙였다. 다만 “오랜 대선 기간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다”며 “저를 위로하며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고 해명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