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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내부총질’ 문자에 “사적 대화내용 노출 유감”

입력 | 2022-07-27 11:30:00


2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최영범 홍보수석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간 문자 대화 노출 등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2022.7.27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에게 이준석 대표와 관련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는 표현을 쓴 문자메시지가 공개된 가운데, 대통령실은 “사적인 대화내용이 노출돼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27일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차례 대통령을 모시고 회의했지만 (이 대표에 대해서) 부정적인 뜻으로 언급하신 말씀은 제가 한 번도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제가 아는 한 대통령은 이를테면 당무는 당과 지도부가 알아서 잘 꾸려나갈 일이라며 일일이 지침을 주시거나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우연찮은 기회에 노출된 문자메시지 하나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거나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적인 대화 내용이 어떤 경위로든 노출돼 국민이나 여러 언론에 일부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선 유감스럽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 수석은 ‘권 원내대표가 문자 공개 이후 해명한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 같다. 조금 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지 않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대화를 주고받은 당사자(권 원내대표)가 설명했는데, 제가 당사자가 아닌데 전후 맥락도 모르는 상태에서 설명해 드리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그 문자는 그 정도로 양해해주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최 수석은 ‘왜 (대통령이) 내부 총질이란 단어를 썼는지 궁금해서 묻는 거다. 그래야 오해가 풀리지 않겠나’라는 질문에 “여러분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아시다시피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문자를 촬영해서 언론에 공개해서 정치적 쟁점으로 만들고 이슈화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최 수석은 ‘권 원내대표가 (해명) 글을 쓸 때 대통령실과 논의한 후에 쓴 것인가’라는 물음엔 “그 문제와 관련해서 제가 권 원내대표와 소통한 적이 없다”며 “(대통령은) 최근 당이, 이를테면 조금 어려움을 겪다가 직무대행이 맡아 애를 쓰고 있으니 격려, 덕담 차원에서 그런 말을 한 게 아닌가 짐작만 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최 수석의 해당 발언에 대해 “홍보수석 개인의 코멘트로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대표와 접촉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이 대표도 당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고 정치하신 분인데 상황을 충분히 미뤄 짐작하실 테고 특별히 오해하시진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앞서 국회 사진기자단은 전날 오후 4시경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던 권 원내대표의 휴대전화에서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장면을 포착했다.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권 원내대표에게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에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체리 캐릭터가 엄지를 들어 보이는 이모티콘 메시지를 권 원내대표에게 보냈다.

메시지가 공개된 후 논란이 커지자 권 원내대표는 그날 페이스북에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가 노출돼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선배 동료 의원들께도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고개 숙였다. 다만 “오랜 대선 기간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다”며 “저를 위로하며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고 해명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