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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파를 중심으로”…日정치권, 여야 할 것 없이 통일교 유착 해명 분주

입력 | 2022-07-27 11:48:00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총격 사망 사건을 계기로 통일교(현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관련 단체와 일본 국회의원들 간의 유착관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여야 할 것 없이 해명에 진땀을 빼고 있다고 마이니치 신문이 27일 보도했다.

이 같이 일본 정치권이 술렁이게 된 발단은 총격 사건으로 체포된 야마가미 데쓰야(41)가 범행 동기와 관련, 통일교가 가정이 망가뜨렸고 이 교단의 우호단체 집회에 영상메시지를 보낸 아베에 대해 원한을 키웠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통일교 및 관련 단체와 일본 정치권 간 관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자민당에서 거론되는 경우가 많은데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아베파(세이와카이)’ 의원이라고 마이니치 신문은 지적했다.

아베 전 총리의 동생인 기시 노부오 일본 방위상(자민당 아베파)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통일교쪽 관계자와 친분이 있고 선거 때도 도움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전화를 통한 투표 부탁 등 자원봉사자로서 선거운동에 관여하고 있었다고 한다.

통일교는 반(反)공산주의 사상을 보이며 부부별성(夫婦別姓)·동성혼에 반대하고 있다. 현재 자민당 내 최대 계파로서 정권 운영에 영향력을 가진 이 계파에는 통일교와 공통된 주장을 내세우는 보수 성향의 의원들이 많다고 한다.

아베 정권에서 총리비서관을 지낸 이노우에 요시유키 의원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비례대표로 출마해 통일교 관련 단체의 지원을 받은 것으로 보도되자, 자신은 교회 신도가 아닌 ‘찬동(찬성) 회원’이라고 해명했다.

이나다 도모미 전 방위상도 2009년 통일교 우호단체의 지역대회에 참석한 사실을 인정했고, 스에마쓰 신스케 전 문부과학상도 통일교 관계자가 자신의 정치자금 파티권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자민당 내 다른 파벌인 모테기파의 니노유 사토시 국가공안위원장도 통일교 관련 단체의 교토부(京都府) 행사에서 실행위원장을 맡았다고 밝혔다. 아베파에 그치지 않고 줄줄이 관계가 표면화되면서 당 내에 동요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통일교 측의 압력으로 자민당 의원들이 선거 지원을 받는 경우는 많다.

당 관계자는 “교회 측이 사람을 파견해 줬다. 선거에 익숙해서 다른 스태프가 싫어하는 전화 투표를 독려하는 업무를 맡아줬다”고 마이니치 신문에 털어놨다. 한 중진의원도 “(통일교)교회 입회나 기부도 하지 않았는데 자원봉사자로 선거를 돕겠다고 제의했다”고 전했다.

통일교측과 자민당의 유착 의혹이 불거지자, 당 지도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모테기 도시미쓰 자민당 간사장은 통일교에 대해 “당으로서는 일절 관계없다”고 조직적인 연계를 부정했다. 자민당 소속 의원들에게도 “(통일교와의 관계는) 엄정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주의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공산당은 통일교의 명칭 변경을 인정했을 당시 문부과학상이었던 시모무라 하쿠분 전 정조회장 등 자민당 관계자에 대한 추궁을 염두에 두고 있다.
입헌민주당도 대응에 쫓기고 있다. 당은 나카가와 마사하루 전 문부과학상과 시노하라 타카시, 코미야마 야스코 두 중의원 의원이 통일교 관련 단체의 모임에 축전을 보냈다고 지난 22일 공표하고, 26일에는 당소속 의원이나 지도부 등에 통일교 등과의 관계를 이번 주 내에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국민민주당과 일본유신회도 소속 의원들을 대상으로 통일교 교회 등과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일본 정치권 뿐만 아니라 통일교와 관련된 단체들도 해명에 분주하다. “교회 운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 “의원들이 우호단체와 관련된 것이 교회를 옹호하고 활동을 조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해명하고 있다. 통일교와 연계된 한 단체는 의원 측을 찾아가 이해를 구했다고 한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