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가스 공급을 대폭 줄인 러시아가 독일을 잇는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터빈 수리·반환 문제를 구실로 서방 제재 해제를 요구하며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타스통신 등 외신들을 종합하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26일(현지시간) “노르트스트림1 터빈이 조속히 반환되길 바란다”면서도 “러시아에 가해진 제한과 제재로 상황이 심각하게 복잡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수리된) 터빈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오는 중”이라며 “조속히 도착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나 “다른 터빈에도 문제가 있다”며 “가스프롬이 이를 들여다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런 제약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으로 이어지진 않았을 것”이라며 “모든 수리와 보증, 서비스가 통상적인 운영 방식으로 진행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러 제재로 가스관 터빈 수리 및 반환에 차질이 빚어졌던 것을 트집 잡는 것이다. 터빈 수리를 맡은 독일 지멘스사는 최근 캐나다 전문 업체에 수리를 의뢰했었는데 대러 제재에 걸려 한 동안 돌려받지 못했었다. 그러다 캐나다가 독일의 상황을 고려, 지난 9일 제재를 면제하고 터빈을 돌려줬고 지멘스는 러시아에 반환하는 절차를 밟았다.
그러나 러시아는 서방의 제재를 빌미로 제대로 응하지 않고 있다.
지멘스는 “가스프롬이 반환에 필요한 통관 서류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가스프롬은 지멘스로부터 받은 문서는 “기존에 파악된 위험이 여전하고 추가 질문을 야기한다”며 “필요한 문서를 얻는데 즉각적인 지원을 제공하라”고 요구했다.
독일과 유럽연합(EU)은 러시아가 가스 공급량을 줄인 것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카드리 심슨 EU 에너지 집행위원은 26일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 가스 공급을 줄인 것은 기술적 이유가 아닌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독일 정부도 “가스 공급을 줄일 기술적 이유는 없다”고 반발했다.
한편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러시아는 관심이 있는 모든 국가에 석유를 판매할 준비가 돼 있다”며 ‘세일즈’에 나섰다. 유럽연합(EU)의 석유 금수 조치에 판매처를 확보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우간다 방문 일정을 마치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러시아 석유에) 관심이 있고 원하는 모든 국가에 석유를 팔고 있다”며 “인도, 중국, 아프리카 등 어떤 국가에도 제약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