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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尹문자에 “양두구육…윽박지르다 카메라 오면 악수”

입력 | 2022-07-27 12:34:00

李 “문자 메시지, 오해 없이 명확하게 이해”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27일 윤석열 대통령이 권성동 원내대표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에서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는 표현을 쓴 것을 두고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출입기자 문자를 통해 “못 알아들었다고 대통령실이 오해하지 않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해당 메시지가 윤 대통령의 이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뜻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특별히 이 대표도 오해는 하시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울릉도에 체류 중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자신의 SNS에 사진을 올리고 마지막 부분에 “해야 할 일이 많다”고 썼다. 이준석 대표 페이스북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이번 사태에 대해 ‘양두구육(羊頭狗肉)’을 언급하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그 섬(여의도)에서는 카메라가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가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며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섬(울릉도)은 모든 것이 보이는 대로 솔직해서 좋다. 감사합니다 울릉도”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현재 울릉도에 체류 중이다.

26일 오후 4시경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최된 대정부질문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휴대전화로 윤석열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전날 오후 4시경 국회 사진기자단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대정부질문을 지켜보던 권 원내대표의 휴대전화에서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은 장면을 포착했다.

‘대통령 윤석열’로 표시된 발신자는 권 원내대표에게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에 권 원내대표는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논란이 커지자 권 원내대표는 그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의 부주의로 대통령과의 사적인 대화가 노출돼 오해를 불러일으킨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국민과 당원 여러분께 사과드린다. 선배 동료 의원들께도 송구한 마음을 전한다”고 고개 숙였다. 다만 “오랜 대선 기간 이 대표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낸 적이 전혀 없었다”며 “저를 위로하며 고마운 마음도 전하려 일부에서 회자되는 표현을 사용하신 것으로 생각된다”고 해명했다.

27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최영범 홍보수석이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윤석열 대통령간 문자 대화 노출 등 현안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후 대통령실은 이날 “우연찮은 기회에 노출된 메시지 하나를 지나치게 확대해석하거나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적인 대화 내용이 어떤 경위로든 노출돼 국민이나 여러 언론에 일부 오해를 일으킨 점에 대해선 유감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영범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차례 대통령을 모시고 회의했지만 (이 대표에 대해서) 부정적인 뜻으로 언급하신 말씀은 제가 한 번도 들은 바가 없다”며 “(대통령은) 최근 당이, 이를테면 조금 어려움을 겪다가 직무대행이 맡아 애를 쓰고 있으니 격려, 덕담 차원에서 그런 말을 한 게 아닌가 짐작만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대표와 접촉할 계획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이 대표도 당 대표까지 지내신 분이고 정치하신 분인데 상황을 충분히 미뤄 짐작하실 테고 특별히 오해하시진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