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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 소유권 소송 패소’ 조계종, 사법부 판결 반발

입력 | 2022-07-27 12:39:00


 한국불교태고종과 선암사 소유권을 둘러싼 소송 항소심에서 패소한 대한불교조계종이 사법부 판결에 반발했다.

조계종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는 27일 성명에서 “광주고등법원의 이번 판결은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불교를 배척하면서 민족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수호하고 한국불교의 전통을 지켜온 대한불교조계종의 실체를 부정한 것과 다름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사법부는 조계종 스님들이 거주하지 않기에 조계종 선암사의 실체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황당한 논거로 선암사 사건을 들여다보았다”며 “사법부의 이러한 판단은 근현대사 속에서 한국불교의 자주적 교단 건립운동과 왜색불교 척결운동, 그 과정에서 탄생한 유일무이하게 국가로부터 합법적으로 인정받은 대한불교조계종의 실체를 외면한 것과 다름 아니”라고 주장했다.

소유권을 두고 조계종·태고종간 법적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선암사는 소유권 등기상 조계종 사찰이다. 태고종 승려들이 수십 년간 사찰을 점유하고 있다. 최근 ‘등기명의인 표시변경 등기말소소송’의 항소심 결과, 태고종이 사실상 승소했다.

광주고등법원은 지난 7일 태고종선암사가 조계종선암사와 조계종 선암사 주지를 상대로 제기한 ‘등기명의인표시변경등기말소’ 소송의 항소심에서 조계종선암사의 항고를 각하하고 조계종 선암사 주지에 말소등기절차 이행을 결정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소송의 이유가 된 등기가 의미하는 권리관계가 동일하기에 등기명의인 조계종선암사가 사찰로서 실체를 갖추지 못한 이상, 조계종 주지에 대해 등기 말소를 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협의회는 “사법부가 내세운 황당한 실체 논거에 의하면 선암사의 소유권을 주장하려거든 대한불교조계종은 실효적 지배에 나서라는 것으로 이는 결국 대한민국 사법부가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한국불교계를 갈등과 물리적 충돌로 내몰고 있는 것”이라며 “선암사가 간직하고 있는 객관적 사실과 역사적 진실을 근거로 이성적 판단을 내릴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에 제기된 상고심에서도 또다시 대한불교조계종의 실체를 부정하는 판결을 내린다면, 협의회는 1만3000여 조계종 승려들과 함께 사법부를 향한 대대적인 저항운동을 결연히 펼쳐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