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대구 달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가 PCR검사를 기다리는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2022.7.27/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으로 신규 확진자가 다시 하루 10만명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처음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10만명을 넘었던 지난 2월 18일에 비해 위기감은 크게 줄어든 모습이다.
당시보다 경구용(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처방이 크게 확대되면서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 규모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다만 강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루어졌던 2월에 비해 방역조치가 크게 완화돼 이후 확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98일만에 10만 vs 760일만에 10만…중환자·사망자는 절반수준
신규 확진자 3423명을 기록했던 6월 27일 이후 1주일 단위로 ‘더블링(확진자 2배씩 증가)’ 현상이 3주째 이어지다 지난주 후반부터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다. 이날 병원에 재원중인 위중증 환자는 177명이며 사망자는 25명 발생했다.
하루 코로나19 확진자가 10만9831명을 기록해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었던 지난 2월 18일에도 주간 더블링이 계속 이어졌다.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에서 확인된 지 약 1개월만으로 지난 2020년 1월 20일 국내에 확진자가 처음 보고된 이후 760일 만이었다.
당시 위중증 환자는 385명에 사망자는 45명 늘어 이날 현재 대비 각 2.2배, 1.8배 수준이다. 당시 코로나19 치명률은 0.41%로 현재 0.13% 대비 3.2배나 높았다.
◇먹는 치료제 도입 확대, 백신 추가접종·감염자 확대로 항체 보유↑
실제로 치명률이 0.8%까지 치솟았던 델타 변이에 비해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5분의 1 수준이지만 사망자와 위중증 발생이 가장 컸던 것은 오미크론 유행 이후다. 특히 오미크론 유행 초기,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처방이 원활하지 않아 그만큼 위중증이나 사망으로 진행하는 환자를 효과적으로 줄이는데 한계가 있었다. 정부는 2월 21일부터 40대 기저질환자 등 팍스로비드 처방 대상을 확대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초기 외래 치료제 투여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해외 연구 결과를 보면 팍스로비드 처방시 응급실 방문은 0.76%, 입원율은 0.11%이다. 5287명 중 2명, 고령 고위험군 입원자 6명중 2명만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백신 추가 접종과 감염으로 코로나19 항체를 보유한 인구가 늘어난 것도 이후 위중증 환자 감소에 도움이 됐다. 2월 18일 당시 누적 코로나19 확진자는 175만5806명으로 누적 확진자 1944만6946명을 기록한 27일 대비 11분의 1 수준이다. 또 그간 3차 접종률은 58.6%에서 65.2%로 늘었다. 최근에는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4차접종도 시작했다.
◇강력한 방역조치 없어…정부 “자율적 거리두기, 일상방역 이어갈 수 있어”
그런데도 거리두기 완화가 이후 확진자 증가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방역정책 대부분이 중증화·사망 관리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일부 국민을 대상으로 한 백신 4차 접종도 3차 접종 대비 감염 예방 효과는 20% 수준이다. 확진자 발생을 줄이는데 한계가 있다는 의미다. 확진자가 하루 수십만명씩 발생하는 상황이 오면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 발생도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정부가 다시 예전같은 거리두기를 시행할 가능성은 작다. 정부는 이전 유행과 달라진 방역 여건을 고려해 위중증·사망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일상회복 속 방역대응도 중단하지 않겠다는 태도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27일 오전 “의무나 과태료 등 어떤 규제적인 거리두기가 아닌 국민이 스스로 참여하는 방식의 거리두기가 이루어질 때 우리 일상방역을 이어갈 수 있고 일상을 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