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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 마라”vs“정확히 이해”…‘내부 총질’ 정면충돌 조짐

입력 | 2022-07-27 15:23:00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경제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문자를 확인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26/뉴스1 © News1

윤석열 대통령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내부총질’ 메시지를 두고 정면충돌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측은 이 대표에게 “오해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으나 이 대표는 “명확히 이해했다”며 불쾌함을 여실히 드러냈다.

27일 여권에 따르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논란이 된 문자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뜻을 의미한 건 아니라며 “특별히 이준석 대표도 오해는 하시지 않으리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에 대해 한 언론과 주고받은 문자에서 “전혀 오해의 소지가 없이 명확하게 이해했다”며 “못 알아들었다고 대통령실이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고 맞받았다. 해당 문자가 자신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부정적 태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의 응수로 대통령실의 ‘이준석 달래기’는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은 전날 해당 메시지가 공개된 이후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대신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통해 포착된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사과했다.

하지만 당 내외에서 계속된 논란이 발생하자 대통령실은 이날 고위관계자 명의로 ‘오해’라며 이 대표 달래기에 나섰다. 그러나 이 대표는 대통령실 의도와 달리 자신의 불편함 심경을 여과 없이 표출한 상황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울릉도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울릉도의 발전을 강조했다. 다만 윤석열 대통령이 자신을 향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언급한 것을 두고는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울릉도에 온 뒤로 많은 분이 울릉도에 필요한 것들을 가르쳐주신다“며 울릉도를 배경으로 한 사진과 동영상을 게시했다.(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SNS 캡처) 2022.7.26/뉴스1 © News1


이 대표의 불편한 심경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이 대표는 “그 섬에서는 카메라가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가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며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를 받아와서 판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정상배(政商輩)는 정치가와 결탁하거나 정권(政權)을 이용해 사사로운 이익을 꾀하는 무리라는 뜻이다. 이 대표가 언급한 정상배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관계자)을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양두구육(羊頭狗肉)은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을 지적하는 사자성어다. 이는 본인과 오랜기간 갈등을 겪어온 친윤계를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읽힌다.

이 대표의 이같은 입장 표명은 결국 윤 대통령을 향한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이날 메시지에 앞서 측근들과 대응 방안도 고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이 대표는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를 앞두고 윤 대통령과 만남을 요구하는 등 ‘담판’을 짓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윤핵관과 갈등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윤 대통령과 자신이 직접 대면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

이날 대통령실 메시지는 윤 대통령이 아닌 관계자발로 나왔는데, 이 대표가 ‘달래기’를 거절하면서 윤 대통령이 직접 자신과 소통하길 바라는 마음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에서 이 대표 달래기에 나서기 전까지 이 대표가 직접 대응하지 않은 것은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보다 앞서 이 대표는 이번 논란과 관련한 어떠한 메시지도 게시하지 않았다. 전날 그는 윤 대통령의 메시지가 공개된 지 약 50분 후 “울릉도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지역 현안만 언급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