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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더 뛸 것” 기대인플레 4.7% 역대 최고

입력 | 2022-07-27 15:21:00

동아DB


소비자들이 전망하는 물가상승률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를 넘어 역대 최고로 치솟았다.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해 하반기(7~12월)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7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4.7%로 전달(3.9%)보다 0.8%포인트 올랐다. 2008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상승폭도 전달(0.6%포인트)보다 확대되며 두 달 연속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앞서 기대인플레이션율이 4%대로 치솟았던 시기는 모두 경제위기 국면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였던 2008년 6월~2009년 7월, 또 경기 회복과정에서 일본 지진과 유럽 재정위기 등이 겹친 2011년 4월부터 1년간 4%대를 보인 적이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 당시보다도 더 심각한 상황이다.

황희진 한은 통계조사팀장은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6%까지 유례없이 상승했기 때문”이라며 “하반기에도 물가가 크게 낮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기대인플레이션율은 기업, 가계 등이 예상하는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로 실제 물가 상승세의 가속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경제 주체들이 물가가 오를 것으로 판단해 상품, 서비스 가격을 올리면 임금 인상 압력이 커지고 다시 물가가 오르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유례없는 고물가에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는 크게 악화됐다. 7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6.0으로 전달(96.4)보다 10.4포인트 떨어졌다. 2020년 9월(80.9)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소비자들이 지난 1년간 체감한 물가상승률인 ‘물가 인식’도 5.1%로 역대 최고였다. 상승폭 역시 가장 컸는데 한 달 새 1.1%포인트나 높아졌다.



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