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 뉴시스
27일(현지 시간)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과 하루 뒤 미 2분기(4~6월) 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미 경기침체 여부와 연준 통화정책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연준을 비판하는 쪽은 지난해부터 인플레이션 경고가 잇따랐음에도 연준이 금리인상을 미루다 뒤늦게 올 들어 계속 금리를 올리는 바람에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월가는 연준이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자이언트스텝(giant step)’ 즉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6월 미 소비자물가가 41년 최고치인 9.1%를 기록했다는 점을 들어 1.00%포인트 인상을 뜻하는 ‘울트라스텝(ultra step)’을 점친다. 금리 선물(先物)을 통해 기준금리 수준을 점치는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0.75%포인트 인상 확률을 75.1%, 1.00%포인트 인상 전망을 24.9%로 보고 있다.
공격적인 금리 인상이 침체를 부추긴다고 보는 쪽은 현재 미 경제 상황이 좋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26일 발표된 미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5.7로 3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미 대표 정보기술(IT)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2분기 실적 또한 월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미 1분기 성장률이 -1.6%를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성장률 또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지난해 초부터 인플레 위험을 경고했던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은 “나는 반대했고 워런 의원은 찬성한 경기 부양책 때문에 물가가 올라 노동 계층의 구매력이 약화됐다”고 반박했다. 올리비에 블랑샤르 MIT 명예교수 역시 중앙은행이 인플레를 억제하다 보면 고용에 일부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고 연준을 두둔했다.
월가 전문가 30명을 대상으로 한 26일 CNBC의 설문에 따르면 ‘물가를 2%대로 맞추려는 연준의 노력이 경기 침체를 초래할 것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63%가 “그렇다”고 답했다.특히 향후 1년 안에 미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으로 보는 사람도 55%에 달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