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민통합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2022.07.27.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국가의 최종 갈등 조정자로서 윤석열 대통령의 리더십에 아쉬움이 남는 장면들이 이어지고 있다. 윤 대통령은 그제 출근길 회견에서 전국경찰서장 회의를 놓고 “중대한 국가의 기강 문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쿠데타와 하나회를 거론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일선 경찰들을 자극해 반발을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지 않은 발언이다. 30일로 예정됐던 ‘14만 전체 경찰회의’는 취소됐다고는 하지만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한 윤 대통령의 문자도 파문을 낳고 있다. 이 대표는 SNS에서 ‘양두구육(羊頭狗肉)’을 거론했고, 당내 일각에서 “대통령이 당 대표를 싫어했다는 소문이 원치 않은 방식과 타이밍에 방증된 것 같아 유감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여당에 대해서조차 내 편, 네 편을 가르는 듯한 윤 대통령의 인식이 드러나면서 당 분열에 기름을 붓는 모양새가 됐다. 내각과 대통령실 인사를 놓고 윤 대통령이 검찰 등 특정 직역이나 계층의 리더로 자신의 역할을 좁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벌어진 일이어서 우려가 크다.
대통령은 헌법상 행정부 수반이면서 국가 전체를 대표하는 지도자다. 각 부처를 지휘 감독하는 책임과 함께 내 편, 네 편을 뛰어넘어 갈등을 조정하고 화합을 이끌어낼 책무가 있다. 윤 대통령 스스로도 대선후보 시절부터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는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도 취임한 지 두 달이 지나도록 협치의 파트너인 야당 지도부와 만나는 일정은 감감무소식이다. 야당 지도부와도 대화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국민통합이 가능할 리 없다. “국회 문턱이 닳도록 야당을 만나라”고 장관들에게 한 지시인들 얼마나 설득력이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