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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시진핑 통화, ‘펠로시 대만 방문’ 긴장 완화책 내놓을까

입력 | 2022-07-28 03:00:00

美-中정상 전화회담 주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8일 전화 회담을 갖기로 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26일 보도했다. 올 3월 통화 이후 4개월 만이며 지난해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5번째 대화다. 아직 직접 마주한 적 없는 두 정상은 이번 통화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대만을 둘러싼 긴장, 양국 경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이 격렬하게 반발하는 미 권력 서열 3위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의 다음 달 대만 방문을 앞두고 긴장 완화 방안을 도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 대통령은 11월 중간선거, 시 주석은 3연임을 확정 지을 10월 중국공산당 제20차 당 대회를 앞두고 각각 고물가와 경기 침체, 과도한 방역정책 논란과 부동산 부실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다. 두 정상 모두 양국 관계 관리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진 만큼 이번 회담 중요성도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 대만 긴장은 갈수록 고조
존 커비 백악관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6일 “미중 정상 대화는 오래전부터 준비된 것”이라며 “대만, 우크라이나, 경제, 양국 경쟁 관리 방안 등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을 둘러싼 양국 갈등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일라이 래트너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는 26일 “최근 5년간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동맹 및 파트너 국가에 대한 중국군의 방해 사례가 급증했다”며 “대형 사고 혹은 사건 발생은 시간문제”라고 중국을 겨냥했다. 뉴욕타임스(NYT) 역시 미 고위 관계자들이 향후 18개월 안에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군사적 행동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또한 펠로시 의장의 대만행을 좌시할 수 없다는 뜻을 강조했다. 탄커페이(譚克非) 국방부 대변인은 27일 “반드시 강력한 조치를 취해 외부 세력 간섭 및 대만 분열 시도를 좌절시키겠다”고 밝혔다. 중국 일각에서는 대만 상공에 비행금지구역을 설정해 펠로시 의장이 탄 비행기를 중국군이 해상과 공중에서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 ‘칩4’ 동맹-우크라이나 논의
중국은 미국이 한국 일본 대만과 함께 결성하려는 ‘칩4’ 협력체에 대해 ‘중국을 세계 반도체 공급망에서 배제하기 위한 목적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 시절 책정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를 폐지해야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추고 경기 침체 부담도 덜 수 있다고 주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칩4가 특정 국가를 배제하기 위한 협의체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여 두 사람이 의견을 모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대중 관세 인하 역시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도 찬반이 엇갈려 중국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다. 대중 강경파인 대만계 캐서린 타이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인플레이션 억제는 관세 인하로만 해결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라며 줄곧 인하에 반대한다고 피력해 왔다.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미국은 중국에 러시아에 대한 군사 지원을 하지 않는 현 상태를 계속 유지하되 중-러 교역 증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일부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인정한 후 휴전 협상을 해야 한다며 러시아를 두둔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