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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일만에 10만명대 확진… 중대본 “자율 방역” 현장선 “효과 의문”

입력 | 2022-07-28 03:00:00

당국 “학원수업 원격 전환 권고… 학원계 “탁상행정, 사전협의 없어”
확진 근로자 유급휴가 권고했지만… 정부, 지원대상 줄여 실효 떨어져
공무원 휴가 복귀때 신속항원검사… 물놀이 시설 213곳 전수 점검도
해외유입 확진 532명 역대 최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석 달여 만에 10만 명을 넘어섰다. 27일 0시 기준 확진자는 10만285명. 올 4월 20일 이후 98일 만에 다시 10만 명대로 올라선 것이다. 특히 해외 유입 확진자가 2020년 코로나19 발생 이래 가장 많은 하루 532명으로 집계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27일 학원과 직장 등을 대상으로 하는 ‘자율적 거리 두기’ 방안을 발표했다. 재유행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강제적인 거리 두기 조치 없이 넘기겠다는 방침을 유지한 것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이번 조치의 실효성이 크지 않고 현장 목소리를 무시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 학원가 “원격수업 권고는 탁상행정”
중대본은 우선 일선 학원에 수업을 원격으로 전환해 줄 것을 적극 권고했다. 또 체험학습, 현장학습 등 단체활동 운영을 최대한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방학 기간 동안 학생들 사이의 유행 확산을 최소화하자는 취지다.

하지만 학부모와 학원계는 “현실과 동떨어진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한국학원총연합회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원격수업 권고는 사전 논의 없는 기습 발표”라며 “이번 조치를 철회하지 않으면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오전 브리핑에서 학원계와 사전 협의를 했다고 한 것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연합회는 “(원격수업 권고는) 방학을 맞은 학생들을 오히려 거리로 내몰아 감염 위험에 노출시키는 탁상행정”이라고 주장했다.

맞벌이 가정은 갑작스러운 원격교습 권고로 방학 기간에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질까 봐 불안해하고 있다. 경기 성남시에서 초2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A 씨는 “워킹맘에게 방학 기간 학원은 보육의 개념도 있다”며 “갑자기 아이가 다니는 학원에서 원격수업을 한다고 할까 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1∼6월) 하루 확진자가 60만 명이 넘을 때도 학교가 정상 등교를 했는데 이제 와서 학원만 원격으로 바꾸는 게 정부가 말하는 ‘과학방역’에 어긋난다는 비판도 나온다. 경기 수원시에 사는 학부모 B 씨는 “어른들은 해외여행도 가고 대규모 콘서트도 가는데 왜 아이들만 피해를 봐야 하느냐”고 했다.
○ 지원금은 축소하고 “유급휴가 권고”
중대본은 자율적 거리 두기가 작동하기 위해선 ‘아프면 쉴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근로자가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일 경우 유급휴가나 병가 등을 보장하라고 일선 사업장에 권고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유급휴가를 주기에 형편이 어려운 사업장이 많다. 정부는 최근 확진된 직원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할 경우 지급하던 지원금 규모를 오히려 축소했다. 기존에는 모든 중소기업에 하루 4만5000원씩 5일까지 지급했는데, 11일부터 지원 대상을 ‘30인 미만 사업장’으로 한정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용이 불안정한 일용직 근로자 등에게 ‘아프면 쉬라’는 말은 남의 나라 이야기”라며 “국민들이 자율 방역을 실천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임숙영 중앙방역대책본부 상황총괄단장은 “재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유급휴가지원금 축소는) 불가피한 개편”이라며 “가족돌봄휴가비는 지원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자가 가족의 코로나19 확진 등으로 가족돌봄휴가를 쓸 경우 하루 5만 원씩 최대 10일 동안 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한편 중대본은 공무원들에게 가능하면 회의나 행사를 비대면으로 진행하고, 재택근무와 휴가를 적극 사용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불필요한 모임과 행사는 자제하고, 휴가 복귀 때는 증상이 없더라도 선제적으로 신속항원검사(RAT)를 받으라고 지시했다. 중대본은 마트와 백화점의 시식코너 운영 중단을 권고하는 한편 전국 물놀이형 유원시설 213곳의 방역 전수점검을 예고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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