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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감동시킨 ‘강남역 핫도그 할아버지’…암투병 끝에 별세

입력 | 2022-07-28 07:44:00

강남역 핫도그 푸드트럭 사장님 박광섭 씨. SBS ‘백종원의 푸드트럭’ 방송화면 캡처


5년 전 SBS ‘백종원의 푸드트럭’에서 성실한 모습으로 시청자와 요리연구가 백종원 씨를 감동시킨 강남역 핫도그 푸드트럭 사장님 박광섭 씨(64)가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났다.

26일 한 블로그에는 “강남역 핫도그 푸드트럭 서초강산 사장님께서 25일 암 투병 중 소천하셨다. 참으로 안타깝고 슬프다. 너무 인자하시고 성실하신 그분을 여러분께서 기억하고 추모해 주시길 바란다”는 글이 게시됐다. 박 씨의 아들도 27일 언론과의 통화에서 해당 내용이 사실임을 확인했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온라인상에 박 씨가 건강상의 이유로 장사를 하지 않는다는 글이 올라온 바 있다.

네이버 블로그 캡처

박 씨는 ‘백종원의 푸드트럭’에서 가장 화제를 모았던 출연자 중 한 명이다. 강남역에서 10년 가까이 불량식품 판매 노점을 운영했던 박 씨는 서초구청의 제안으로 2016년 핫도그 푸드트럭을 창업했다. 그러나 개업 후 7개월 동안 손님이 없어 재료를 버리거나 일찍 문 닫기 일쑤였다. 그러던 중 우연히 ‘백종원의 푸드트럭’에 출연했다.

박 씨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누구보다 열심히 레시피와 장사 방법을 배웠다. 백종원 씨가 제안한 새 레시피로 만든 핫도그를 맛본 박 씨는 “너무 감격해서 눈물이 난다”며 눈물을 닦았다. 이 장면은 분당 최고 시청률 10.8%를 기록하기도 했다.

박 씨는 개업 이후 처음으로 ‘매진’을 경험했다. 그는 당시 “절대 손님을 실망시키지 않고, 더 노력하고 더 열심히 친절하게 모시겠다”고 다짐했다.

유튜브 채널 ‘스브스밥집’ 영상 캡처

박 씨의 성실하고 열정적인 태도에 많은 시청자는 찬사를 보냈다. 그는 방송 이후에도 초심을 잃지 않고 백종원 씨가 가르쳐준 장사 노하우대로 실천했다. 항상 밝은 모습으로 맛있는 핫도그를 만들었다. 박 씨의 푸드트럭에서 핫도그를 맛본 누리꾼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호평이 잇따랐다.

백종원 씨도 방송 1년 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 씨를 ‘가장 보람을 느끼게 한 출연자’로 꼽았다. 백종원 씨는 “강남역 핫도그 푸드트럭 사장님처럼 제가 드린 팁을 제대로 흡수하고, 방송 후에도 초심 잃지 않고 장사하시는 분들을 보면 정말 보람을 느낀다”며 “사실 보람을 느낄 때보단 실망할 때가 더 많다. 하지만 핫도그 사장님 같은 분들 보면서 하는 거다”고 말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