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미 금리역전에 따른 대응책으로 ‘국고채 단순매입’을 언급하면서 실효성을 놓고 의문이 나오고 있다. 한·미 금리 역전에도 불구하고 국채 시장이 안정을 보이고 있어 단순매입 필요성이 낮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국채 시장이 안정을 보이고 있는 만큼 현재로서는 국고채 단순매입 필요성이 낮다고 보고 있다.
추 부총리는 28일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 거시경제금융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에 따른 한미 금리 역전으로 채권시장이 과도하게 반응할 경우 긴급 국채 조기상환(바이백)과 국고채 단순매입을 적절한 시점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금융시장이 펀더멘털을 넘어 과도한 쏠림현상을 보일 경우 과거 금융위기시 활용했던 금융부문 시장안정조치들을 즉시 가동할 수 있도록 현 상황에서의 유효성과 발동기준, 개선 필요성 등을 재점검하겠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그러나 현재로서는 시장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국고채 추가 단순매입 필요가 낮다고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현재 상황으로서는 단순매입을 할 상황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며 “향후 시장 상황을 보면서 자본유출이 심화되거나 할 경우 상황에 맞게 적절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연일 연고점을 경신해 왔던 채권 시장은 최근 들어 다소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채 3년물 금리는 전장대비 0.031%포인트 내린 3.090%에 마감했다. 3년물은 지난달 17일 3.745%까지 오르면서 2011년 8월 4일(3.77%) 이후 10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10년물 금리도 0.062%포인트 하락한 3.121%에 마감했다.
미 연준이 이날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단행하면서 한미 금리가 0.25%포인트 역전됐지만, 전문가들 역시 채권 시장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채권의 경우 대부분이 재정거래 목적의 장기 투자자인 데다, 미국 국채 투자 등 달러화 자산 투자 외에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우리나라 국채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실제 2018년 3월~2020년 2월 미국 정책금리가 한국 기준금리 보다 높은 상태를 유지했던 기간 외국인들은 원화 채권을 회수사기 보다는 오히려 대규모(25조1000억원)로 원화 채권에 투자했다. 특히 역전 폭이 0.75%포인트로 가장 컸던 2018년 9월~2019년 8월에 12조원을 순투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