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최태원 “美 반도체 ‘칩4 동맹’,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쪽 선택”

입력 | 2022-07-28 09:43:00

전날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면담을 가진 최태원 SK그룹 회장. 워싱턴=AP/뉴시스


미국을 방문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7일(현지 시간) 미국이 추진 중인 반도체 관련 실무 협의체 ‘칩4 동맹’(한국·미국·일본·대만 반도체)와 관련해 아직 구체적인 게 나온 것은 없다고 말하면서도 “가장 유리한 쪽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린 ‘추모의 벽’ 준공식 행사를 마친 뒤 ‘미국이 추진하는 칩4가 중국 사업 비중이 높은 SK에 부담이 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약간 조심스럽기는 한 얘기”라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칩4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것인지 정확하게 나와 있지 않다”면서도 “(칩4의) 디테일이 조금 더 갖춰지면, 아마 제가 하는 게 아니라 정부나 다른 곳에서도 이 문제를 잘 다루리라 생각한다”라고 했다.

이어 “거기서 또 같이 논의가 돼서 우리에게 가장 유리한 쪽으로 우리도 선택을 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한국 일본 대만 등 4개국 간 반도체 협력 강화를 위한 ‘동아시아 반도체 공급망 네트워크’ 회의를 이르면 내달 중 개최할 전망이다. 이 가운데 중국 내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비중이 큰 국내 기업들에 악영향이 미치지 않을까 하는 관측이 제기된 바 있다.

워싱턴 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에서 열린 ‘추모의 벽’ 준공식 행사에 참석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뉴시스


최 회장은 또 이날 ‘한미동맹 발전 방향’에 대해선 “한국이 갖고 있는 강점과 미국이 갖고 있는 장점이 잘 결합되면 저희의 경쟁력과 대한민국의 성장에 상당히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는 국내의 하드웨어적 생산 능력과 미국의 소프트웨어 능력을 언급하며 “이 두 가지를 잘 결합시키면 앞으로의 미래, 디지털 기술이나 바이오 기술이 성장할 수 있는 아주 큰 잠재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최 회장은 전날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화상 면담을 갖고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분야 등에 220억 달러(약 29조 원)를 추가 투자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바이든 대통령은 “생큐 토니(최 회장 영어 이름)”를 수차례 외치며 “역사적인 일”이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SK는 ‘추모의 벽’ 건립에 100만 달러(약 13억 원)를 후원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추모의 벽은 한미동맹의 큰 상징”이라며 “한미동맹의 상징이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곳이 된다면, 더군다나 미국의 심장부에 위치한 곳에 제대로 한 번 지어진다면 영원히 계속해서 남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